▶ 2천여명 중 600여명 하선…일부 승객, 크루즈 선사에 100만달러 소송
하선을 기다리는 ‘그랜드 프린세스’호 승객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한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승객 하선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10일 보도했다.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이날까지 승객 2천여명을 4곳의 군사기지로 옮겨 격리 치료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하선 작업은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
AF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오클랜드 항구에 정박 중인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이틀째 승객 하선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은 당초 목표치에 크게 못미쳤다.
AFP는 전날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내린 승객 407명을 합쳐 이날 오후까지 하선을 완료한 승객은 676명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출신 승객 900여명의 하선을 첫째 날에 마무리하고, 이날까지 나머지 1천여명의 승객을 군사기지로 옮기겠다는 당초 계획은 무산된 셈이다.
전날 크루즈선에서 내린 승객 407명 중 캘리포니아 주민 149명은 오클랜드 북부 트래비스 공군기지로 이동했고, 26명은 캘리포니아주 6개 카운티의 병원에 분산 수용됐다.
나머지 232명은 캐나다 여행객들로, 전세기를 이용해 본국으로 귀환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승객 하선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선 작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존 해리 스미스 선장은 승객들에게 "내일까지는 모든 승객의 하선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
하선이 지체되자 승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승객은 AP에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지만, 갈수록 힘들어진다"며 "내가 코로나19 양성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심지어 진단을 받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소문과 추측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승객은 그랜드 프린세스호를 운영하는 '프린세스 크루즈'를 상대로 100만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로널드 와이즈버거 부부는 소장에서 "선사 측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승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부주의하게 운항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랜드 프린세스호 승무원 1천100여명은 배에 그대로 남아 격리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필리핀 국적의 승무원은 본국으로 귀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