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창국 시인, UW북소리서 자신의 시 세계 소개

2020-02-25 (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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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정과 한을 노래하고 싶어”

문창국 시인, UW북소리서 자신의 시 세계 소개

문창국 시인이 지난 22일 UW북소리에서 자신의 시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문창국 시인이 지난 주말인 22일 워싱턴대학(UW) 북소리에서 했던 강연은 ‘시인’이 갖고 있는 문학관이 어떻게 형성됐고, 작품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보여줬다.

특히 시인으로부터 자신이 쓴 시 해설을 듣고 나서 독자가 읽은 시의 느낌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도 깨우쳐줬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장을 맡고 있는 문 시인은 이날 자신의 시집 2권인 <아니 그리워>와 <시애틀 아리랑>을 놓고 이야기를 풀어갔다.


중학교때 창문을 바라보며 고려가요인 ‘가시리’를 낭송했던 국어선생님의 영향으로 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습작과 문청의 시간을 보낸 뒤 1988년 한국서 첫 시집 <아니 그리워>를 냈다. 이 시집에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작품들이 많이 들어있다.

문 시인은 “고려가요인 ‘가시리’와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이어 한국인의 정과 한을 노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슴에 담고 시를 썼다”면서 “첫 시집의 제목도 다분히 의도적으로 ‘정한(情恨)’을 노래한 작품들을 들어내기 위해서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1992년 삶의 터전을 시애틀로 옮긴 시인은 꾸준한 시작을 통해 <문학세계> 문학상 본상과 <한미문학> 문학상을 받아 역량을 검증받았다. 첫 시집을 낸 지 30년만인 지난 2018년 두 번째 시집 <시애틀 아리랑>(소울앤북刊)을 펴냈다.

서정의 노래를 담았던 첫 시집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물을 보는 눈이 한층 더 날카로운 작품들을 담은 것이다.

신학 석사와 목회학 박사 과정도 마쳤으며 삶을 시와 종교와 철학으로 이해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는 문 시인은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이 같은 신념과 조건들을 고스란히 녹여 넣은 작품들을 담았다.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워싱턴주 자연도 담았고, 기독교인이면서도 한국인의 피로 인해 받은 무속과 유교, 불교 등이 혼재하는 등 종교적 상대성을 인정해주는 아량도 작품에 묻어 있다.

그는 이날 마치 한 편의 논문처럼 만들어온 강연 교재에 모두 26편의 자신의 시를 담아왔다. 이날 UW북소리를 찾은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들은 물론 문학과 시를 사랑하는 참석자들과 낭송을 하며 ‘시의 낭만’에 빠져 들었다.

현재도 발표는 안했지만 소설도 함께 쓰고 있다는 문 시인은 “솔직히 내 시는 아직도 실험중”이라며 “인간의 보편적인 추구함인 행복을 전하는 시, 그런 시를 쓰면서 나도 행복해지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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