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둑맞은 분재, 돌아왔다

2020-02-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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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살된 흑송 등 두 그루 페더럴웨이 박물관으로

도둑맞은 분재, 돌아왔다
페더럴웨이 분재박물관에서 도난을 당했던 75년된 희귀 분재가 다시 돌아왔다.

퍼시픽 분재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분재 나무 두 그루가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가에 놓여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했다. 이 분재들은 지난 9일 도난당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에 신고가 이뤄졌던 것들이다.

통상적으로 분재는 수백 년씩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이 박물관에 있는 150여개 가운데 어린 편에 속하지만, 이 분재들이 관심을 끈 이유는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다.


일본산 흑송(블랙파인)과 실버베리 두 나무의 역사는 모두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흑송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인 주자부로 후루자와가 투옥되었을 때 기르기 시작했다.

그가 전쟁 당시 유타주에 있는 토파즈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일본에 있는 가족들이 그에게 씨앗을 보냈고. 수용소에서 구한 양철통에 이 분재를 기르기 시작했다.

이 나무는 오는 5월에 열릴 특별 전시회인 ‘World War분재, 기억과 회복’에서 전시될 예정이었다.

실버베리는 유명 여성 분재 아티스트인 키요코 하나나카가 지난 1946년부터 만들어오던 것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분재를 도난당해 마치 아이를 잃어버린 것처럼 가슴이 정말 아팠는데 다시 돌아와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분재를 누가 훔쳐갔고, 어떻게 반환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분재 도난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자 범인이 다시 돌려준 것으로 보인다.

페더럴웨이 경찰은 도난 당일 한 남자가 박물관 근처를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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