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 도어즈’ 2020년 보고서
▶ 성경 소지 이유로도 체포, 전 세계서 핍박 극심해져
북한이 19년 연속 기독교 박해국 1위 국가로 선정됐다. [AP]
북한이 올해도 기독교 박해국 1위로 선정됐다. 기독교 박해 감시 기구 ‘오픈 도어즈’(Open Doors)는 기독교 박해와 관련, ‘감시 국가 목록’(Watch List)를 발표하고 박해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순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2020년도 보고서에서도 1위에 선정,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이로써 북한은 오픈 도어즈가 순위 발표를 시작한 2002년 이후 19년 연속 기독교 박해 국가 1위로 선정된 국가로 기록됐다. 오픈 도어즈측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성경 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될 수 있고 악명 높은 노동 교화소에 보내지는 등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극에 달하고 있다.
오픈 도어즈는 이번 발표를 통해 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가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경종을 울렸다. 헨리에타 블리스 오픈 도어즈 대표는 “2020년 현재 기독교 박해 상위 50개 국가에 약 2억 6,0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살고 있다”라며 “지난해보다 약 6%가 늘어난 인구로 박해받는 기독교인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박해 정도도 심해지고 있다”라며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오픈 도어즈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기독교 신앙을 뿌리째 뽑아내기 위해 극심한 박해를 통해 기독교 커뮤니티에 공포를 조성하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 도어즈 측은 지난해 하루 평균 약 8명의 기독교인이 순교했고 약 23명은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성폭행 등의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매주 교회 건물 182곳, 기독교인 거주 주택 276곳을 대상으로 한 방화 등의 테러 공격이 자행됐고 매달 약 평균 약 309명의 기독교인이 교도소에 수감되는 등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는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 도어즈 발표 10위권 순위에는 북한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에리트레아(아프리카 북동부 국가), 수단, 예멘, 이란, 인도 등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중국에서의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정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각종 디지털 장비 등 첨단 장비까지 기독교인 박해에 동원하고 있는 중국의 기독교 박해국 순위는 2018년 43위에서 올해 23위로 급상승했다. 중국 정부는 기독교인 파악과 박해를 위해 인공 지능과 생체 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대형 교회는 안면 인식 기능 카메라를 설치해 교회 출석자 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가 지배력을 확장 중인 부르키나파소(28위), 말리(29위), 니제르(50위) 등의 사하라 사막 인근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기독교인 박해가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픈 도어 측은 “기독교가 탄생한 중동 지역에서 앞으로 수년 내에 기독교인에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라며 중동 국가들의 기독교 박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기독교 박해 형태로는 직장 내 차별, 강제 결혼에서부터 교도소 수감과 심한 경우 사형에 처하는 등 다양했다. 40위로 선정된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독교를 받아들인 가족이 가족에 불명예를 안겼다는 이유로 다른 가족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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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