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흥과 멋에 흠뻑 빠져

2020-01-21 (화) 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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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하 공연에 700명 성황

▶ 하용출ㆍ브래드 오웬ㆍ오준걸ㆍ김순아씨 감사ㆍ공로패

한국 흥과 멋에 흠뻑 빠져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이 지난 18일 개최한 제13회 행사 축하공연에서 전북도립국악원 박수현 명창이 사씨남정기를 열창하고 있다

워싱턴주 한인과 주류사회 인사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한국 전통의 멋과 흥겨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이사장 홍승주ㆍ대회장 김문형ㆍ준비위원장 영 브라운)이 지난 18일 페더럴뤠이 공연예술센터(APEC)에서 개최한 제13회 축하 행사는 700여명이 찾아 성황 속에 진행됐다.

지난 13일 시애틀총영사관 기념식에 이어 이날 열린 축하행사는 1부 한국체험행사와 2부 본공연으로 나눠 진행된 것이 색달랐다.


행사장에는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워싱턴주 각지에서 가족, 친지 혹은 이웃들과 함께 속속 모여든 한인과 주류사회 인사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체험이벤트 코너에서 화려한 빛깔의 전통 한복을 입어보며 병풍 앞에서 사진을 찍었으며 직접 징과 꽹가리, 북을 쳐보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장 가운데선 한국 무용가 양진숙씨가 이끄는 웨이브무용단의 시범 아래 부채춤을 따라 추는 자리도 마련됐다. 브래드 오웬 전 워싱턴부지사와 빅토리아 우다드 타코마시장 등은 직접 공작처럼 부채를 펴는 시범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2시간 가까운 체험행사가 마무리된 뒤 5시부터 간단한 기념식과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홍승주 이사장과 김문형 대회장은 “행사를 지원해주신 모든 동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객석을 향해 엎드려 큰 절을 올렸다.

축제재단은 이날 하용출 워싱턴대(UW) 한국학센터 교수와 브레드 오웬 전 워싱턴부지사에게 공로패를, 지난 1회 준비위원장을 지낸 오준걸 전 이사장과 김순아 11회~12회 한인의 날 대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오시은 페더럴웨이 한인회 이사장이 사회를 본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에서 특별 초청된 전북도립국악원의 공연이었다.

국악원 3개 단 가운에 관현악단과 창극단 14명이 참석한 국악원팀은 지역 아리랑을 묶은 연곡으로 무대를 시작했다.


2층까지 총 700여석을 자리를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북과 장구, 태평소, 피리, 꽹과리 등 우리 고유의 소리와 가락이 뿜어내는 열기에 탄성을 쏟아냈다.

귀에 익숙한 곡이 나오면 어깨를 들썩이며 따라 부르는 한인들도 눈에 띄었고, 국립단원들의 유도에“얼씨구, 좋다, 잘한다”라는 추임새를 넣으며 모두 함께 공연을 즐겼다.

진주난봉가, 제비노정기, 장타령, 신사랑가 등에 이르기까지 준비한 모든 곡을 부를 때까지 관객들은 함성을 지르며 큰 박수로 호응했다.

시애틀 한인사회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국악 관현악단’에 매료된 관람객들은 1시간여에 걸친 공연이 끝나자 기립박수를 보내며 ‘원더풀’을 연발했다.

이날 공연의 대미는 한국전통무용단(단장 지승희)이 장식했다. 박력 넘치는 북소리와 역동적인 무용으로 어우러진 난타 공연을 통해 한국의 기상과 소리를 맘껏 뽐냈다.

축제재단측은 이날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모든 관객들에게 전통자수가 놓아진 색동지갑과 작은 가방을 선물로 증정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한인들은 “1세대에겐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2,3세대에게는 고유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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