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 중국 ˝올해-내년 단계적 확대˝…미국, 관세장벽 일부 완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중국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15일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문’은 미국이 대중(對中) 관세를 일부 완화하는 조건으로 미국산 제품의 수출을 늘리는 게 골자다.
96쪽 분량으로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거시정책·외환 투명성, 교역 확대, 이행 강제 메커니즘 등 8개 챕터로 구성됐다. 재선 행보를 본격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가장 주력한 부분은 ‘농산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팜 벨트(중서부 농업지대) 표심부터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 중 “2년간 2,000억달러 추가수입”…올해 767억달러→내년 1,233억달러
중국은 앞으로 2년간 미국산 재화·서비스를 2,000억 달러를 추가 구입하기로 했다. 부문별로는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서비스 379억달러다.
2017년 수입물량 기준으로 그만큼 더 사들인다는 의미다. 2년간 누적 분으로, 올해와 내년의 구입물량은 상당폭 차이가 있다.
중국은 올해 미국산 공산품 329억 달러, 농산물 125억 달러, 에너지 185억달러, 서비스 128억 달러로 모두 767억달러어치를 추가 구입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공산품 448억 달러, 농산물 195억 달러, 에너지 339억 달러, 서비스 251억 달러 등 1,233억 달러로 대폭 늘어난다.
세부적인 시기는 시장 여건을 감안해 해당 연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누적액 ‘2천억 달러’를 부각하고 있지만, 중국은 당장 올해 사들여야 하는 ‘767억 달러’에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농산물 합의사항은 23쪽 분량의 별도 챕터로 반영했다. 지난 2017년 미국산 농산물 240억 달러를 사들였던 중국은 올해 365억달러, 내년엔 435억달러 어치로 각각 수입액을 늘리기로 약속했다.
◇ 미, 관세장벽 일부 완화…트럼프 “2단계 타결되면 제거”
미국산 제품의 수출을 늘리는 대가로, 미국은 기존 ‘관세장벽’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1,6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보류하고, 1,2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는 기존 15%에서 7.5%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2,500억 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1단계 합의가 발효되더라도, 중국산 수입품 3,700억달러어치에 대한 25% 또는 7.5% 관세는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겠다고 밝혔다. 상당부분의 관세를 유지함으로써 2단계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 기술분야 핵심 쟁점들 반영…2단계 협상 포석
이번 합의가 ‘농산물’과 ‘관세장벽’의 교환방정식에 맞춰진 만큼, 다른 현안들은 상대적으로 선언적인 수준에서 반영된 모양새다.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를 금지하고,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민감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인수)를 지시하는 관행도 억제하기로 했다.
환율 이슈와 관련, 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권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환율조작을 피하고 투명성을 개선하기로 약속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