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마존, 직원들 재갈 물려

2020-01-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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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인터뷰서 회사 ‘기후변화’발언했다 해고 위협

▶ 아마존 “커뮤니케이션 정책 따른 것”

아마존, 직원들 재갈 물려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소매업체인 아마존이 임의대로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회사 정책을 비판한 직원들에게 해고를 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기후 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 모임’은 지난 2일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이 회사 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직원 2명에 대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 모임에 따르며 아마존의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인 마렌 코스타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제이미 코왈스키는 지난해 11월 회사 인력담당 변호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이 두 명의 직원은 지난해 10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인 워싱턴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기후변화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변호사는 “당신은 회사의 외부 커뮤니케티션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계속해서 회사 정책에 대한 사전 승인없이 외부에서 목소리를 높일 경우 해고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아마존 직원 모임 성명에서 “아마존이 지난해 9월 회사 정책을 수정했으며, 바뀐 정책은 직원들이 언론 인터뷰나 공개 포럼 등에서 아마존 직원으로서 아마존에 대해 언급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마존 대변인은 단체 주장에 대해 회사 정책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마존은 지난 9월 내부 전산망에 사전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양식을 추가해 오히려 직원들이 더 쉽게 공개발언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며 “그 이전에는 언론 인터뷰 등을 하려면 수석 부사장한테 직접 허가를 받아야 했었다”고 말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아마존 직원은 언론 인터뷰나 소셜미디어에 자사 사업과 제품, 서비스, 기술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기 전에 회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외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아마존의 정책은 다른 대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직원들은) 내부 통로를 이용해 우리의 더 나은 운영방법 개선을 제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마존 직원들은 회사에 보다 환경친화적인 정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직원 수천명이 제프 베조스 CEO에게 종합적인 기후 변화 대책을 개발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베조스 CEO는 지난 9월 아마존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고, 2040년엔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 계획은 직원들의 요구에 대한 대응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베조스 CEO의 발표 다음 날 아마존 직원 1,000명 이상이 회사가 기후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구하며 세계 기후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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