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새 CEO 적임자 맞나?

2019-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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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13일 취임 예정인 캘 훈 CEO 찬반 논란 공방

보잉 새 CEO 적임자 맞나?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보잉이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경질하고 후임으로 데이빗 캘훈 이사회 의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지만 캘훈 CEO가 과연 적임자인지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보잉은 지난 23일 뮬렌버그 CEO의 즉각적인 사임을 공식 발표하면서 캘훈 의장을 오는 1월13일 CEO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캘훈 CEO 선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바른 결정이라는 찬성 의견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그가 기술공학 배경이 전무한 비 보잉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위기 탈출을 이끄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캘훈 신임 CEO는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마케팅과 비행기 엔진을 포함한 교통수단 개발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서 포트폴리오를 총괄했던 경험도 가진 경영과 실무를 겸한 리더로 평가를 받는다.

소형항공기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놨던 737맥스 기종 항공기는 치명적인 프로그램 오류로 1년새 두 차례에 걸친 추락사고를 내면서 ‘죽음의 비행기'라는 오명을 얻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의 737맥스 기종 여객기가 추락한 데 이어 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탑승자 34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후 세계 40여개국은 737맥스 기종 운항을 금지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 운항 중단 조치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8년간 줄곧 유지했던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라는 명예도 올해 에어버스에 넘겼다. 항공사와 리스사를 포함한 항공기 소비자는 물론 각국 항공규제당국과 소비자들마저 보잉 항공기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보잉은 지난주 열린 이사회에서 보잉의 렌튼 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뮬렌버그 CEO의 경질 계획은 없었지만 항공사들이 FAA의 737 비행 승인 계획을 2020년으로 연기하자 항공사들의 불만이 보잉 본사에 빗발쳤고 최대 고객항공사 유나이티드 항공이 737맥스기종의 비행 재개를 내년 6월까지로 재연기하면서 보잉의 신뢰 추락이 이어지자 최종적으로 뮬렌버그 경질을 결정했다.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뮬렌버그를 대신해 캘훈이 위기 탈출을 이끌 적임자라는 업계의 평가와는 달리 한 보잉 전직 임원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임원 출신인 캘훈이 기술 성장보다는 재무성과에 더욱 집중할 경우 보잉의 위기 탈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항공업 자문사 틸 그룹의 리차드 아불라피아 부사장도 “캘훈 신임 CEO가 보잉의 변화에 필요한 기술이 아닌 다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보잉은 항공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보유하면서도 공학에 대한 강력한 이해와 인식을 보유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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