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대 최고 성탄 콘서트였다”

2019-12-20 (금) 화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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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진목사가족‘25회 머킬티오콘서트’에 500여명 탄성

▶ 소프라노 이윤아ㆍ현악오중주ㆍ합창에 “원더풀, 원더풀”

“역대 최고 성탄 콘서트였다”

지난 19일 열린 ‘제25회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출연자들이 모두 나와 ‘거룩한 밤’을 부르고 있다.

4반세기인 25회째를 맞이한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역대 최고의 공연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출연한 빼어난 기획에다 콘서트 취지인 ‘나눔’까지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들이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시애틀지역에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궂은 날씨로 주최측이 큰 걱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19일 밤 린우드 트리니티 루터란 교회에서 열린 올해 콘서트에는 한인과 미국인들이 절반 정도씩 500여명 찾아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시애틀지역에서 웅장하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이 잘 갖춰진 이 공연장에서 연주가 펼쳐질 때마다 “원더풀, 원더풀’ 탄성을 쏟아냈다. 이날 공연팀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급이었지만 특별 초청된 한인 소프라노 이윤아씨는 물론 이번 공연의 기획을 맡았던 박관빈씨 등 5명이 펼친 현악오중주 등이 돋보였다.


현재 애리조나대학에서 성악을 가르치고 있는 소프라노 이윤아씨는 남편인 피아니스트 케네스 클레치엔씨가 반주를 한 가운데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나오는 오페라 ‘저 악당이 나를 속였네’와 푸치니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서 나오는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등을 다양한 풍부한 성량으로 품어냈다. 전세계에서 오페라 <나비부인> 주연을 170차례나 맡았으며 서정적인 노래를 잘 부르는 ‘리릭 소프라노’로 유명한 이씨는 이날도 오페라 <주디타.에 나오는 아리아 ‘내 입술, 그 입맞춤은 뜨겁고’ 등을 열창해 관객들의 애간장을 녹였으며 한인들을 위해 한국 가곡 ‘보리밭’으로 환호에 응답했다. 뉴욕에서 활동했던 이씨는 주최측은 미국내 최대 한인 예술가인 안형남씨와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날 25회 행사를 위해 특별 초청됐다.

줄리아드 출신인 박관빈씨와 파멜라 유 리우, 신혜윤씨 등이 출연한 현악오중주 역시 현락한 연주 실력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이 밖에도 시애틀어린이합창단이나 보이스 앙상블, 조슈아 박군의 플루트 솔로연주, 마이클 반 베버의 트럼펫 연주 등도 일품이어서 박수와 찬사가 쏟아졌다. 이날 출연자 가운데는 시애틀심포니와 시애틀오페라, LA오페라 단원들도 포함돼 있을 정도로 프로들이 많았다.

크리스마스 재즈인 ‘오, 반가운 성도여’(O Come All Ye Faithful)와 ‘기쁘다 구주 오셨네’(Joy to the World)를 청중들이 다함께 불렀으며 특히 ‘머킬티오 성탄 콘서트’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요한 밤, 거룩한 밤’과 ‘거룩한 밤’도 출연자들이 다 나와 청중들과 함께 더욱 웅장하고 새로운 스타일로 선보이는 것으로 이날 콘서트 막을 내렸다.

이 음악회는 아동문학가이자 시애틀 연합장로교회 초대담임이었던 고(故) 안성진 목사 가족재단(Ahn Family Fund)이 성탄을 맞아 음악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감사, 축복을 나누기 위해 매년 마련하고 있다.

생전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던 안 목사가 지난 1993년 가족이 살고 있던 머킬티오의 미국인 이웃들에게 ‘성탄선물’로 열기 시작한 것이 효시다.

이후 안 목사의 외손자인 박관빈씨가 음악감독을 맡고, 사위인 이길송ㆍ안문자씨 부부가 주축이 돼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다.

무료 콘서트이지만 참석자들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성금은 가난하고 힘든 불우이웃을 위해 쓰인다. 지난해 콘서트에서는 모두 3,015달러가 모여 린우드 루터란 교회를 통해 전달됐다.

<화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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