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산량 증대로‘대혼란’ 야기”

2019-1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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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잉 렌튼 공장 에드 피어슨 전 매니저 NBC와 인터뷰서 밝혀

지난해 10월과 올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여객기 추락으로 350여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고 기종 ‘보잉 737맥스’와 관련, 전직 보잉 매니저가 사고 전에 이미 사측에 경고를 했지만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보잉에서 지난 10연간 근무하다 지난해 8월 퇴직한 에드 피어슨은 지난 9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렌튼 공장에서 생상되는 737 맥스 기종의 생산량 증대로 공장에는 대혼란(Chaos)이 초래됐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보잉사가 렌튼 공장에서의 항공기 생산량을 47대에서 52대로 늘리던 상황이었고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리면서 보잉 공급사가 부품 수요를 채우는 데 먼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생산 지연이 발생했고, 설상가상으로 렌튼 공장에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초래되면서 근로자들의 시간외 근무가 누적되는 등 근로 환경이 열악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8년 여름과 2019년 봄 등 두차례 보잉 임원들과 연방항공청(FAA),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렌튼 공장의 근무 환경을 조사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어슨 전 매니저는 2018년 6월 737맥스 기종 총책임자인 스캇 캠블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내 내면의 모든 경종이 울리고 있다”며 “내 인생 처음으로 보잉 항공기에 내 가족을 태우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하게 돼 유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측에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항공기 제작 공정을 잠시동안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3개월 후인 2018년 10월 결국 인도네시아에선 승무원과 승객 189명을 태운 라이온에어 여객기가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피어슨은 처음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건을 접했을 당시 감정에 대해 “많이 울었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 내가 뭔가 더 할 수 있었으리라 느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고 했다.

피어슨은 이후 올해 2월까지 보잉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 등에 메일을 보내고 법무 자문위원과도 대화했지만 사측은 반응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3월10일 157명이 탑승한 같은 기종의 에티오피아발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고 그는 개선되지 않는 렌튼 공장의 상황에 마음이 꺼림직해 8월 사퇴를 결정했다.

피어슨은 11일 하원교통소위원회에 열리는 737맥스 기종 추락사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두할 예정이다.

보잉 측은 피어슨이 지적한 렌턴 공장의 문제는 지금까지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잉은 성명을 통해 “사고 조사 당국은 737공장의 상황이 이들 사고에 기여했다는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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