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통 포틀랜드 문제 터졌다

2019-12-02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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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제 지회장 임명에 자문위원 대부분 반발하고 나서

▶ 25명중 6명만 출범식 참석…김 지회장 리더십 문제지적

평통 포틀랜드 문제 터졌다
제19기 민주 평화통일자문회의를 둘러싼 문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북미지역인 포틀랜드지회에서도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시애틀협의회 산하에 있는 포틀랜드 지회 자문위원 대부분이 김민제(80ㆍ사진) 지회장이 임명된 데 대해 3개월째 집단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자문위원들의 반발 움직임에 대해 김 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수 차례 약속을 했다 번복한데다 평통 자문위원도 아닌 타주 인사를 고문으로 임명하는 등 파행 운영에 나서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통 의장인 문재인 대통령은 올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2년 임기의 시애틀협의회 회장에 김성훈 공인회계사를, 시애틀협의회 산하 포틀랜드 지회장에 김민제씨를 지난 8월 임명했다. 이에 대해 평통 포틀랜드 지회 자문위원 25명 가운데 20명 정도가 김 지회장이 임명된 데 대해 크게 실망하면서 임명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자문위원들은 “김 지회장이 지난 2009년 전임 회장단에 의해 제41대 오레곤 한인회장으로 편법으로 추대되면서 오리건 한인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취임 45일 만에 퇴진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김 지회장이 지난 17기 평통 포틀랜드 지회장을 할 당시에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아 자문위원들의 반발을 사면서 일부 자문위원들이 줄사퇴를 했다”면서 “사람의 좋고 나쁨을 떠나 리더십은 물론 단체 운영 등에 있어 문제점이 있는 것이 검증된 인물을 지회장에 일방적으로 낙점한 것은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과 반발이 거세게 나오자 김 지회장은 수 차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번복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도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지회장과 자문위원들간의 갈등과 마찰이 빚어지면서 지난 7일 열린 시애틀협의회 출범식에는 포틀랜드지회 전체 자문위원 25명 가운데 4명만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26일 오레곤 한인회관에서 열린 포틀랜드지회 출범식에는 김 지회장을 포함해 4분의1도 안된 6명의 자문위원만이 참석하는 파행이 연출됐다.

그 동안 포틀랜드 지회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던 이형종 시애틀총영사와 평통 노덕환 미주부의장, 황규호 상임위원, 김성훈 협의회장을 포함해 조승주 미주지역회의 간사, 종 데므런 시애틀협의회 간사, 이광술 미주지역회의 위원장 등 시애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포틀랜드지회 자문위원들의 동참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평통 포틀랜드지회 출범식에 총영사나 시애틀협의회장은 물론 미주 부의장까지 직접 참석하기는 유례가 없다.

김 지회장은 지승희씨를 수석부지회장, 김주원씨를 부지회장, 강대호씨를 간사, 호광우씨를 감사로 각각 임명하면서 자신의 따르는 자문위원이 부족하자 오리건주도 아닌 워싱턴주 밴쿠버에 살면서 평통 자문위원도 아닌 이흥복씨를 고문으로 임명했다.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 이씨는 자신의 정치 색깔과 다르다며 19기 자문위원도 신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지회장은 또한 차세대 분과위원장에 김대형, 여성분과위원장에 김인자, 대외협력 위원장에 제니 김, 특별위원장에 한혜숙, 기획홍보위원장에 호광우씨를 임명했다고 밝혔으나 이 가운데 김인자, 제니 김 자문위원은 동의한 적이 없다며 명단에서 빼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평통 역사상 처음으로 LA 협의회장을 임기 중 교체하면서 임원 임명 과정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정했던 평통 본국 사무처가 이번 포틀랜드지회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되고 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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