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비 왜그너 ‘통 큰’ 선행

2019-11-27 (수)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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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프웨이 매장서 고객 전원 구매 식료품값 대납

바비 왜그너 ‘통 큰’ 선행

사진제공:웨스트 시애틀 블로그(West Seattle Blog)

NFL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는 시애틀 시혹스 라인백커(Linebacker) 바비 왜그너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일정에도 없는 ‘통 큰’ 선행을 베풀어 화제다.

2012년 NFL 신인지명식에서 2라운드에 시혹스로 지명돼 입단한 왜그너는 풋볼 선수로서 꾸준히 경기력을 향상시켜 시혹스 구단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7년간 꾸준히 시애틀 지역에서 홈리스 퇴치를 위해 다양한 봉사 활동을 이어오며 ‘훌륭한 NFL 선수’의 본보기였다.

왜그너는 지난 26일에도 시애틀 지역 3개 ‘타이니 홈스(Tiny Homes)’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홈리스들에게 추수감사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웨스트 시애틀 애드머랄 세이프웨이 매장에 들렀다.


왜그너는 이날 이 곳에서 음식을 포장한 후 홈리스들에게 배달해 주는 게 일정이었지만 오후 3시45분께 돌연 매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고객들 모두에게 “30분 이내에 구매하는 모든 식료품의 값을 대신 지불해주겠다”고 선언했다. 이 동네에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을 감안한 ‘깜짝 이벤트’였다.

이날 매장에는 정확히 몇명의 고객들이 식료품 쇼핑을 하고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일부 고객들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계산대에만 한때 60명 이상이 몰려들어 계산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고 다수의 고객들이 진열대 앞에서 식료품을 고르고 있었다.

세이프웨이는 왜그너가 지불한 식료품 총액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알수 없다고 말했지만 30여분간 이어진 식료품 쇼핑을 통해 ‘이웃 사랑’과 ‘사회 환원’을 체감할 수 있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왜그너의 선행이 주목을 받는 것은 NFL 선수들을 포함한 유명인들은 봉사 활동 일정을 세운 후 이를 언론사에 공개한 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왜그너는 이날 홈리스들을 위한 음식 포장 일정도 알리지 않았고 갑작스런 식료품 대납까지 즉석해 선언하며 이 사실도 혜택을 받은 일부 고객들의 촬영 동영상과 입소문을 통해 알려져 ‘마음에서 우러나온 선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료품을 누가 대납하는지 몰랐던 일부 고객들은 출입문 앞에 서있던 왜그너를 목격한 후 “바비 왜그너 아냐?”라고 말하자 고객들이 일제히 왜그너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왜그너는 또 이날 학교를 마치고 세이프웨이 매장에 들른 수십명에 달하는 웨스트 시애틀 고등학교 학생들과도 일일히 기념 촬영에 응하면서 학부모들의 칭송을 받기도 했다.

왜그너의 선행이 고객들의 제보로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정말 훌륭한 사람’, ‘훈훈한 이야기’, ‘나도 이웃사랑을 실천할 것’ 등의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왜그너는 올 7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시애틀 시혹스 구단과 3년 5,400만 달러 재계약에 합의하면서 오는 2022년까지 시혹스 구단에 잔류키로 결정했다. 왜그너의 평균 연봉 1,800만 달러는 NFL 라인백커 가운데 최고 연봉이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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