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수계 우대정책’패배

2019-11-14 (목)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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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 우대정책’패배

R-88 지지단체 WFC 부결 시인…1만5,300여표 차로

지난 5일 실시된 선거에 상정됐던 ‘소수우대 정책’ 주민청원 ‘레퍼렌덤-88’이 결국 부결됐다.


이 주민청원 지지를 주도한 ‘워싱턴공정성연합(WFC)’은 지난 12일 캠페인 웹사이트서 “1주일간의 검표 결과 I-1000 주민발의안이 간발의 차로 부결될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며 “우리는 공평한 기회를 제공받기 위해 투표권을 행사한 모든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워싱턴주 총무국 개표 결과 R-88은 12일 현재 가결 91만 9,584표, 부결 93만 4,919표로 1만 5,335표차로 부결표가 많다.

워싱턴주에서는 지난 1998년 주민투표에서 주정부의 차별정책을 금지하면서도 동시에 인종ㆍ성별ㆍ피부색ㆍ민족 등을 근거로 특정인, 또는 특정 그룹을 우대할 수 없도록 규정한 I-200이 58%의 지지율로 통과되면서 일명 ‘소수계 우대정책’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소수계 업주들은 종전처럼 공공사업을 하청받지 못해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봤고 소수민족 학생들도 대학 진학에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I-200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이를 무력화하고 소수계를 다시 우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민발의안 I-1000이 추진됐고, 결국 올해 워싱턴주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됐다.

이 주민발의안은 의회를 통과하면서 올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법안을 주민투표에 상정해 유권자들의 의견을 재확인시키자는 주민청원(Referendum) R-88이 다시 주민투표에 상정되면서 법 시행이 연기됐었다.

주민발의안(Initiative)은 주민들이 법안을 만들기 위해 서명을 받아 의회에 상정하는 것이고, 주민청원(Referendum)은 이미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에 대한 주민의 의견을 투표로 다시 판단해보자는 방식이다.

R-88 주민청원 반대를 주도한 ‘렛 피플 보트(LPV)’ 캠페인은 ‘소수민족 우대정책’이 다시 도입되면 대학 진학에서 특정 소수민족에게 할당량(Quota)이 배정되면서 오히려 아시아계 학생들이 대학을 가지 못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것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LPB의 린다 양 공동대표는 지난 3일 FOX 뉴스에 기고한 사설에서 “아시아계 인구는 워싱턴주 전체 주민의 8.11%를 차지하지만 UW 아시아계 학생 입학률은 27.3%에 달한다”며 “만약 ‘소수계 우대 정책이 다시 도입된다면 UW 입학사정관들은 이 아시아계 학생들의 입학률을 아시아계 주민 비율로 하향 조정하게 되고 정부는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차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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