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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웨슬리 속회의 재발견(4) 21세기를 위한 바람직한 속회모델

2019-11-07 (목) 김홍기 박사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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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18세기 초기감리교회 속회중심의 영성운동과 20세기 미국의 제자 교육운동을 살펴보았다. 한국감리교회도 영국감리교회나 미국감리교회처럼 영적 능력상실의 위기와 양적 성장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있는 한국인 감리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속회중심의 영성수련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이와같이 성화수련을 통한 제자교육운동이 살아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1. 속장과 속회인도자들(소그룹 지도자들)은 월1회나 2회, 혹은 주1회 담임목사나 영성지도목사의 인도 하에 속회공과공부(소그룹 교재공부)와 함께 영성수련을 가진다. 소그룹 모임과 똑같이 자신의 영적 상태를 돌보는 질문과 함께 자기고백의 나눔 간증의 시간을 갖는다. 4개월에 한번씩 매 분기마다 특별 영성훈련의 시간을 담임목사의 인도로 갖는다.


2. 속회의 진행방법은 가급적이면 모든 속도들이 돌아가면서 연구하여 공과를 15분 이내로 발제를 하게 한다. 속회인도자가 추가로 보충 설명을하며 속도들이 질문과 토론을 하게 한다.

3. 공과공부 시작전에 그 날 공부와 관련된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2-3곡씩 부른다.

4. 공과공부 후에 모든 속도들이 돌아가면서, 속회인도자가 미리 준비한 그 날의 공부내용과 관련된 영적 성찰의 질문에 따라 일주일의 생활을 돌아보면서 3분 이내로 영적 고백을 나눈다.

5. 이 나눔의 시간에 지난 일주일간에 어떻게 작은 예수가 되기 위해 성품의 변화(holy temper)를 위해 영적 성숙을 힘썼는지, 어떤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맺기를 열망하였는지, 경건수련(works of piety)을 힘썼는지를 계약갱신문으로(covenant) 써서 고백하게 한다. 성품의 예수화를 방해하는 악한 기질(evil temper) 곧 분노, 신경질, 욕망, 교만, 거짓, 식탐 등을 버리기를 힘썼는지를 고백한다.

6. 지난 일주일간에 어떻게 사랑의 수련(works of mercy)에 힘썼는가를 계약갱신문(covenant)으로 써서 고백과 나눔을 갖는다.

7. 특히 세상에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예수의 제자로서 소외당한 가난한 이웃과 더불어 사랑과 나눔의 사회적 성화의 삶을 살았는가를 고백하게 한다.

8. 이때에 자신의 영적 성숙과 신앙적 성장에만 집중하고, 교회의 제도적 성장과 행정적 문제에 대해서는 표현하지 않기로 한다. 특히 감리교회사에서 속회가 쇠퇴한 원인처럼 사교적 친교클럽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교적 친교클럽에서 말해지는 세상 문제에 대해서는 속회의 나눔 시간에서는 말하지 않기로 한다.


9. 속장은 속회가 교회 안의 작은 가정교회(ecclesiola in ecclesia)라는 인식과 함께 속장은 작은 가정교회의 목자요 목사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속장은 모든 속도들의 가정사정과 영적 상태를 항상 파악하여 매 속회 마지막 시간에 모든 속도들을 위해 목회기도를 드린다. 속장은 모든 속도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며 주1회 5분 이상 전화로 심방한다.

10. 전 교인이 속도(소그룹 회원)가 되게 하되, 남성교우들의 특수한 직업과 환경상황, 연령에 따라, 신앙적 신학적 관심이 비슷한 사람끼리 밴드 형태의 특수속회를 운영한다. 예를 들면 감성적 체험을 통해 성화훈련에 관심 갖는 경건주의 유형의 모임 혹은 지성적 신학훈련을 통한 성화훈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임 등을 갖는다. 여성들은 연령에 따라 분반을 할 필요가 있다.

11. 초기감리교회의 밴드규칙처럼 너무 엄격하지는 않고 오늘의 21세기 상황에 맞는 성화수련의 규칙을 만들어 모든 속도들이 공동 영성훈련에 참여하게 한다. 모임을 정시에 시작하며 매주 금요일에 한 끼 혹은 두 끼를 금식한다. 북한동포를 돕기 위해 매주 2달러씩 헌금한다. 산상수훈에 나타난 8복을 매일 암송하면서 실천한다. 매일 10분간 예수님의 생애를 생각하면서 예수님을 닮기 위한 명상기도를 드린다. 매일 성경 한 장씩 읽고 10분간 자신의 생활을 영적으로 점검하는 일기를 쓴다.

12. 속도들의 출석을 부르되, 3번 이상 결석한 속도는 목회자와 함께 속장이 심방한다.

13. 모든 속도들을 2-3명씩 단위로 기도동지를 만들어 월 1회 함께 모여 기도하고 공동의 기도제목을 나눈다. 영성훈련으로 독서를 한 소감을 나누며(예, 토마스 아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혹은 존 웨슬리의 [기독자의 완전] 혹은 존 번연의 [천로역정] 등 영적 삶을 나누는 크리스쳔 컨퍼런스(Christian conference)를 가진다.

<김홍기 박사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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