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컬럼비아 회장 95세로 별세

2019-11-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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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일 회장, 포틀랜드서 세계적 ‘아웃도어’브랜드로 키워

컬럼비아 회장 95세로 별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 아웃도어 브랜드인 컬럼비아(Columbia) 스포츠웨어의 ‘대모’인 거트 보일(사진) 회장이 3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1924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태어난 보일은 13살 때 나치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 포틀랜드로 이주했다. 컬럼비아 회사는 그녀의 아버지가 설립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보일이 경영에 뛰어든 것은 아버지 사망 후 회사를 맡아 운영하던 남편 닐 보일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이었다.


1970년 남편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뒤 보일은 46세의 나이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회사를 떠맡았다.

보일 회장은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서 죽어라 일하고 광고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1970년 연 매출 80만 달러를 밑돌던 회사를 매출 3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데 앞장섰다.

특히 보일 회장은 컬럼비아의 현 최고경영자(CEO)이자 아들인 팀 보일과 함께 광고에도 직접 등장했다. 그녀는 광고에서 아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신제품 테스트를 시키는 ‘터프한 엄마’로 나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컬럼비아는 최근까지도 거친 자연환경에서 모든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을 보일 회장의 최종 승인인 ‘TEST TOUGH’사인을 받아 판매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일 회장은 2003년 여성으로는 처음 전미스포츠상품협회(NSGA)가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컬럼비아는 이날 낸 성명에서 “당시 남성 중심의 산업에서 여성으로서 보일이 보여준 선구적인 역할은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는 그녀의 성격과 능력을 증명한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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