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의 뻐꾸기는 짝을 찾아 목놓아 울어대니 
맞은편 청산에서 짝은 화답하는 듯 고운 소리로
메아리친다 

티 하나 없는 파란 하늘에 노래하며 날아다니는
제비를 
매가 날아와 채니 의병을 일으킨 제비는 따라
가는데 멀어진다.

노오란 비단옷을 입은 꾀꼬리는 긴 가지에 앉아 피리도 없이 
피리소리를 내며 우는데 메아리가 없는 건 짝이 옆에 있나니

까마귀 골에 독수리 날아와 까마귀는 임진왜란 났다고 
소리 지르며 달려들어 독수리는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고

장꿩은 보리밭골에 숨어 짝 찾는 소리치니 
암꿩이 화답하는듯 청산에 메아리 들린다

청산에 노총각들은 짝을 찾아 목놓아 부르는데
화답하는 메아리가 없는 건가 안들리는 건가

<우병은 스털링,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