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자 기증했더니 자식이 17명

2019-10-04 (금)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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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했더니 자식이 17명

브라이스 클리어리 박사



오리건주 의사, 20년전 기증한 OHSU 대학 제소

오리건주 코발리스의 한 의사가 20여년전 병원에 기증한 정자를 병원측이 불법적으로 유용해 17명의 자식이 생겼다며 대학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코발리의 브라이스 클리어리 박사는 지난 1989년 OHSU 의과대학 입문 첫해에 OHSU 인공수정 병동 직원으로부터 정자 기증 권유를 받아 대학 연구와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을 위해 정자를 기증했다.

당시 대학당국은 클리어리 박사에게 5명 이하의 여성들의 난소에 수정되고 이들 여성들은 오리건을 비롯한 서북미 지역에 절대로 거주하지 않을 것이며 정자 기증자 신원도 비공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5월 족보검색 사이트 ‘앤세스트리닷컴(Ancestry.com)’을 통해 자매인 것을 확인한 두명의 여성이 클리어리 박사에게 연락을 취해왔고 자신들의 생부가 클리어리 박사라고 주장했다.

충격을 받은 클리어리 박사는 ‘앤세스트리닷컴’에서 자신의 족보를 확인하던 과정에서 DNA가 일치하는 사례가 추가로 나오면서 무엇인가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클리어리 박사는 이후 OHSU로부터 정보를 받은 결과 총 17명의 자녀가 정자기증으로 출생했고 대부분이 OHSU의 약속과 달리 오리건 지역 여성에게 수정된 사실을 밝혀냈다.

클리어리 박사는 지난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OHSU의 비윤리적인 계약 위반으로 나와 가족들이 도덕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소송 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 장에는 친아들인 제임스 클리어리와 정자 기증으로 출생한 딸 앨리슨 앨리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OHSU는 지난 2006년에도 정자기증 과정에서 약속된 여성이 아니라 다른 여성에게 정자를 수정하는 오류를 범해 소송을 당한 바 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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