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통신] 한류를 되새기며 드높여보세!
2019-10-03 (목)
진월스님 / 고성선원장
가을이 무르익는 시월입니다. 한국에서는 ‘문화의 달’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문화는 인간의 생활에서 사회적 기초체계인 정치 경제적 문제들을 어느 정도 해결한 상황에서, 삶의 질과 의미를 보다 인간답게 높여 나가려는 이들에게 관심을 일으키는 고차원적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의 본질과 속성은 사람들에게 동물적 자연본능이나 물질적 추구를 위한 생물학적 경쟁수준을 넘어, 개인 및 공동체 살림살이의 가치와 목적을 되새기며 인문학적 교양을 일깨우고, 정신적 행복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을 들어내어, 이를 착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 배달겨레는 인류의 다양한 문화의 역사 가운데, 나름대로 긴 전통과 훌륭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이민들이 함께 이룩한 미국의 문화 속에도 한국인들이 형편대로 동참하고 기여해 왔으며, 미래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 수행과 책임을 다해야 할 줄 압니다. 성실한 농부들이 봄부터 정성껏 심고 가꾸어 그 열매를 거두는 가을을 맞듯이, 문화인들도 그 창조적 열정의 작업들이 결실을 보고 그 아름다움을 널리 펼치는 보람을 누리며, 더욱 키워나가기를 기대해 보는 시절입니다.
시월상달에 한국 동포들은 개천절 즉, 나라를 세우고 열어나가기 시작한 날을 기리며, 겨레의 어버이이신 단군 할아버님을 추모해왔습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되새겨 보며, 조상과 공동체에 감사하고 그 전통을 잘 받들어 나가기를 새삼 다짐합니다. 이른바 반만년의 긴 역사와 뛰어난 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홍익인간 이화세계” 즉, 인간에 널리 크게 이익이 되도록 하고, 세상을 도리로서 올바르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 사명과 책임감을 북돋는 계기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자료인 에 처음 서술된 단군과 겨레의 서사는, 당시 세계를 제패한 몽골제국의 영향 아래서, 고려의 국존이셨던 일연 스님이 민족정기 고양을 위하여 염려하셨던 주체적 노력의 한 결실이었습니다. 일제하에서 3.1독립운동을 일으키며 천명한 의기보다 거의 천 년 전에 이미 저급한 무력과 폭정의 구태를 비판 극복하고 고상한 도덕과 문화의 길을 보이며, 세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가르치신 선조들의 정신문화 유산을 잘 가꾸고 계승 발전시켜 나갈 의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빛나는 시월에, 우리는 겨레의 또 하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을 기리며, 그 빼어난 장점을 널리 펼쳐나가야 할 줄 압니다. 세종 임금이 겨레를 위하여 정성들여 만들고 베푸신 “나라 말씀”과 “바른 소리”의 깊은 뜻을 이해하여 그 문화적 자산을 제대로 누리며 더욱 잘 키우고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달이 천강에 비추이니,”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깨닫고 이를 널리 펼쳐나감으로서, 이웃과 더불어 자유와 평화를 온전히 누리며, 온 누리 뭇 생명들의 행복을 북돋우는 데 서로 통하는 도구로 활용하여야 하겠습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서도 한글날을 기념일로 삼을 것을 결의하고 공표하였음은 반갑고 기쁜 소식입니다. 올해에도 주 샌프란시스코 대한민국총영사관과 한인단체들이 개천절과 한글날을 즈음하여 펼치는 “코리아위크” 문화 잔치에 많은 동포와 다른 민족 친구들이 함께 모여, 한류에 어울려서 개인 및 공동체 살림살이의 질을 높이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지구촌 여기저기에 두루 번져나가기를 빕니다. 마음 깊이 ‘참 달’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서.
<진월스님 / 고성선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