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초상화 보고 사랑에 빠지는 살인 미스터리…티어니 ‘고혹적 매력’·웹 ‘광적 연기’

2019-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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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라’(Laura·1944) ★★★★★ (5개 만점)

초상화 보고 사랑에 빠지는 살인 미스터리…티어니 ‘고혹적 매력’·웹 ‘광적 연기’

형사 마크는 죽은 로라의 초상화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운명적이요 우아한 스타일을 지닌 플롯이 치밀하게 구성된 살인 미스터리 필름 느와르이자 가슴 사무치는 사랑의 흑백 드라마로 폭스 작품. 오토 프레민저가 제작 감독했는데 영화 속 살아있는 사람들보다 더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아름답고 신비한 주인공 로라의 커다란 초상화가 내뿜는 강렬한 흡인력이 보는 사람을 혼미케 만든다.

살인자의 설명식으로 진행되면서 중간 중간 회상조로 장면이 전환된다. 사교계 여성 로라(진 티어니)가 뉴욕의 자택서 얼굴이 처참하게 이그러진 채 살해되면서 형사 마크(데이나 앤드루스)가 수사를 맡는다. 마크는 로라와 가까웠던 명 칼럼니스트 왈도(클립턴 웹)와 바람둥이 백수건달 쉘비(빈센트 프라이스) 등을 심문한다.

이 과정에서 왈도는 자신의 막강한 힘을 사용, 로라를 광고계의 스타로 키워놓은 로라의 후원자라는 것과 함께 로라의 약혼자인 쉘비는 불성실한 남자라는 것이 드러난다. 한편 펜을 독검처럼 사용하는 왈도는 로라를 광적으로 사랑, 로라가 남자관계를 맺을 때마다 이를 파괴한다.


마크는 수사 차 로라의 아파트를 자주 드나들면서 거실에 걸려 있는 로라의 초상화에 서서히 빨려들면서 로라를 간절히 사랑하게 된다. 어느 날 마크가 초상화 앞에서 잠이 드는데 그 앞에 죽은 로라가 나타난다.

티어니의 고혹적이요 신비한 아름다움이 현기증을 일으키게 할 정도인데 이와 함께 오만방자하고 자기도취적이며 냉정하고 이기적인 웹의 연기가 뛰어나다. 그가 내 뱉는 대사가 위트와 예지가 있으면서도 몹시 독해 마치 냉기를 발하는 비수 같다. 그는 이 역으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오스카상을 탄 촬영과 함께 데이빗 락신의 가슴을 찢어 놓는 듯한 구슬프고 처연한 음악도 아름답다. 강렬한 멜로디와 음색을 지닌 주제곡은 후에 자니 머서가 노래로 불러 빅히트했다. 은근한 분위기와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날카로운 대사와 뛰어난 연기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걸작 필름 느와르이다.

이와 함께 역시 1944년 작으로 빌리 와일더가 감독하고 바바라 스탠윅과 프레드 맥머리가 공연한 흑백 명작 필름 느와르 ‘이중 배상’(Double Indemnity-★★★★★)이 동시 상영된다

*26일 패사디다 플레이하우스(673 E. Colorado Blvd.)-‘로라’(오후 5시15분과 9시15분) ‘이중 배상’(오후 7시)

*28일 LA 화인아츠(8556 Wilshire)-‘로라’(오후 9시39분) ‘이중 배상’(오후 7시15분) (310-478-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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