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누벨 바그’(Nouvelle Vague) ★★★★½ (5개 만점)
▶ 점프 컷 등 전형적인 연출 탈피하고 프랑스에 파격적으로 새 흐름 도입
▶ 영화 평론 잡지 ‘카이예 뒤 시네마’ 고다르 기자의 첫 장편 흑백 영화
프랑스 영화의 파격적인 새 흐름인 ‘누벨 바그’(새 물결이라는 뜻)의 효시적 작품인 장-뤽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Breathless)와 고다르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영화로 사뿐하고 경쾌하며 또 위트가 있으며 신선하다. ‘비포’(Before) 3부작을 만든 리처드 링크레이터 감독이 연출했는데 그의 고다르와 ‘네 멋대로 해라’를 비롯해 프랑스 영화와 영화인들에 대한 짙은 사랑의 마음이 느껴진다.
프랑스 제목이 ‘숨이 턱에 찬다’는 뜻인 ‘A Bout de Souffle’인 ’네 멋대로 해라‘(1960)는 즉흥적인 대사와 연기, 촬영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쓴 각본 그리고 손에 든 카메라 촬영 및 점프 컷 등 과거의 전형적인 작품 연출을 탈피한 파격적인 연출로 프랑스 영화에 새 흐름을 도입한 영화다. 영화 평론 잡지 ’카이예 뒤 시네마‘의 기자인 고다르의 첫 장편 영화다.
‘네 멋대로 해라’는 코미디기가 있는 흑백 범죄영화로 주인공은 갱스터 역을 많이 한 험프리 보가트를 우상으로 여기는 파리의 서푼짜리 갱스터 미셸(장-폴 벨몽도). 마르세유에서 자동차를 훔쳐 몰고 파리로 가던 미셸은 모터사이클 경찰을 즉흥적으로 사살한 뒤 파리의 미국인 애인 패트리샤(진 시버그)의아파트에 숨는다. 단발머리의 패트리샤는 저널리스트 지망생으로 거리에서 뉴욕 헤랄드 트리뷴을 판다.
미셸은 패트리샤와 함께 이탈리아로 도주하기 위한 자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패트리샤는 미셸의 본능대로 하는 행동과 범죄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미셸에 향한 애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게 되고 급기야 미셸을 배신하게 된다.
‘누벨 바그’는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를 만들게 된 동기와 연출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마치 1960년대로 돌아가 고다르가 영화를 찍는 현장을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겪게 된다. 선글래스와 줄담배가 상표이다 시피 한 고다르(기욤 마르벡)가 미셸(오브레이 뒬랑)과 패트리샤(조이 도이치)역을 할 배우를 고르는 과정과 파리 거리에서의 게릴라식 촬영 그리고 고다르의 파격적 연출에 회의를 품는 패트리샤와 고다르와의 갈등 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패트리샤는 영화 촬영 중간에 출연을 중단할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갖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20일 만에 촬영이 끝나고 영화사에 큰 혁신을 가져온 작품으로 남게 된다.
영화에는 고다르 당시의 여러 프랑스 영화인들이 나온다. 프랑솨 트뤼포, 자크 리벳, 장 콕토, 에릭 로머, 장-피에르 멜빌, 클로드 샤브롤, 로베르 브레송과 ‘네 멋대로 해라’를 촬영한 라울 쿠타르 와 이탈리아의 명장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이 얼굴을 내비추이는데 실제 영화인들의 얼굴을 쏙 빼어 닮아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
연출과 각본과 촬영 및 연기와 편집 등이 모두 빼어난 아름답고 사랑스런 영화다. 특히 고다르 역의 마르벡의 즉흥적이요 자연스런 연기가 일품이고 도이치와 뒬랑도 아주 잘 한다. 흑백 촬영이 매우 아름답다. ‘네 멋대로 해라’는 1983년에 리처드 기어와 발레리 카프리스키 주연으로 리메이크 됐으나 잘 못 만들었다. 이 영화는 Netflix로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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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