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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18주기 종교적 교훈…‘사랑이 증오를 이긴다’

2019-09-18 (수)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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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당파 떠나 화합 계기로”

9월은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울리는 날이 유독 많은 달이다. 9.11 테러 사태를 추모하는 9월11일을 애국의 날(Patriot Day)로 지내는 것을 비롯해 17일은 제헌절(Constitution Day)이고 18일은 공군 창건일이다. 국민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한 9.11 테러 사태가 18주기를 맞으면서 교계도 위로와 당부의 메시지를 발표함과 동시에 끔찍한 테러 희생의 아픔을 함께 치유해가고 있는 신앙인들의 자세에 대한 종교적 조언도 잇따르고 있다.

■가톨릭과 이슬람의 화합 주도

9.11테러 18주년을 맞아 바티칸에서는 이날 특별히 가톨릭과 이슬람 지도자들이 만나 종교와 인종을 떠나 화합하는 모습의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앞서 올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사도적 순방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일명 ‘아부다비 선언’으로 불리는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후 이종교간 위원회를 구성한 UAE는 9.11 테러 18주기에 맞춰 교황청을 방문하고 세계 평화를 위한 갈등 종식 의지를 재천명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희생자들을 위한 위로와 더불어 각자의 신앙 방식대로 추모 기도를 올렸다.

선언문은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해치는 모든 행위와 정책을 규탄하고 종교, 인종, 언어, 성 등의 다원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내용이 강조돼 있다. 위원회는 타종교 지도자들도 위원회에 참여시키기로 했으며 교황의 첫 아라비아 반도 방문이던 2월3~5일 UAE 순방일을 기념해 ‘세계 인간 형제애의 날(International Day of Human Fraternity)’을 선포해줄 것을 유엔에 요청하기로 했다.

■회자되는 교계 지도자 메시지

뉴욕대교구의 티모시 돌란 대주교는 18주기를 맞은 이날 테러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돌란 대주교가 10주기 때 전한 메시지와 지난해 타계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18년 전 설교 등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돌란 대주교는 2011년 10주기 당시 ‘뉴욕은 9.11을 기억하지 않는다. 두려움과 공포, 우울과 낙심, 절망에 갇혀 있지 않고 다시 일어나 복수와 분노 대신 구조와 재건에 나선 9월12일을 기념할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

테러 발생 후 연방의회 의원들이 의사당 앞 계단에서 ‘God Bless America’를 부르던 모습에서는 당파를 떠나 온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졌음을 엿보게 했다는 평이다. 어둠의 세력이 미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며 분열시키려고 했지만 오히려 하나로 더 강하게 뭉쳤다는 점에서 교계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또 다른 축복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그 축복은 세상이 아닌 하나님의 보호하심에서 우리가 위안을 받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메시지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움이 닥치면 신을 원망하고 떠나거나 아니면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기 마련인데 미국은 후자를 선택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특히 기독교인들은 테러나 재난처럼 큰 환난이 오더라도 감사해야 하며 분노와 원망보다는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교계를 관통하는 일관된 메시지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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