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말단 직원으로 취직하는 것. 이제는 그것이 더 이상 유일한 꿈이 아닌 세상이 오고 있다. 직장이 있으면서 프리랜서 일을 갖는 것. 저마다 작은 사업체의 사장님이 되는 세상. 낮에는 다른 회사의 직원이지만, 저녁에는 작지만 어엿한 내 회사의 사장으로 사는 것. 노동의 재미가 같을 수 없다.
작년부터 고정급 W-2와 성과급 1099를 여러 장 갖고 오는 젊은 고객들이 늘고 있다. 나만의 사업체를 갖고 있으면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을 덜 수 있다. 거기서 생기는 추가 수입은 앞으로 닥칠 불경기를 헤쳐 나갈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직장이 없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내가 최근에 목격한 두 사례를 먼저 소개한다.
그 회사는 언뜻 보면 그냥 직업소개소다. 그런데 매출액이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에서 원하는 사람을 찾아서 한국에 있는 회사에 소개해주고 돈을 받는다. 누가 나대신, 고르고 골라서 직원을 데려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고의 직원이 있어야 최고의 회사를 만들 수 있다. 최고의 직원을 품으려면 최고의 회사가 되어야 한다. 직원과 회사는 그렇게 선순환을 하면서 서로 성장할 때 가장 아름답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지난달에 실행한 것이 두 가지. 하나는 직원들 앞으로 3년짜리 적금 3개를 붓기 시작했다. 만기 금액이 4만 달러씩밖에 안 되지만, 앞으로 3년을 함께 한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줄 생각이다. 그리고 4,000달러를 들여서 사무실에 오디오 시스템도 새로 설치했다. 일에 지쳐있을 때,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음악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제는 퇴근 무렵에 딕훼밀리의 노래를 틀어줬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헤어지는 마음이야 아쉬웁지만, 웃으면서 헤어져요.’ 옛날에 나이트클럽이 문 닫을 때 DJ 친구가 틀어줬던 곡인데, 우리 직원들은 나도 자기들만큼 젊었을 때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까 말한 그 회사를 처음 방문했던 금요일의 오후 2시. 그 기억은 너무 강렬하게 남아있다. 마침 맥주 파티들을 하고 있었는데, 목요일까지는 각자 집에서 일하고, 금요일만 이렇게 사무실에 모인단다. 거대한 시멘트 지하 동굴이 맨하탄 10층에 솟아있는 느낌이었다. 고급 인테리어는 고사하고 각자의 책상도 따로 없었다.
30명의 직원이 앉을 큰 사무실이 없어도 되니 회사도 좋고, 하루에 2시간씩 출퇴근을 안 해도 되니 직원들도 좋다. 나도 얼떨결에 시원한 맥주 1병을 받아들고 건물 옥상에 함께 올라갔다. 허드슨 강바람은 참 시원하고 좋았다. 그것은 진실로 노동의 프리덤 (labor freedom)이었다. 다음 칼럼에서는 영락없는 심부름센터의 2019년 버전과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들이 어떻게 하면 홈 오피스 세금공제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지를 함께 얘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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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