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소식통 인용해 비공개 의회 브리핑 발언 보도
▶ 사설서 “침공 발언, 트럼프식 허세더라도 미국 이익 훼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최근 불거진 미국의 그린란드 침공 우려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그린란드 매입"이라며 군사적 옵션 검토설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백악관은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 등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북극권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전날 미 의회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최근의 위협적인 발언들이 당장 침공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덴마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브리핑은 당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의 경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브리핑 과정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멕시코나 그린란드에서도 무력을 사용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루비오 장관의 설명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권 진출을 견제하고,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매장된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를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에게 "국가 안보 측면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며, 유럽연합(EU) 역시 우리가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성명에서 "그린란드 확보는 미국의 국가 안보 우선순위이며 북극권에서 적대국을 저지하는 데 필수"라며 "군 통수권자가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한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은 전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의 미래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앞서 그의 아내이자 우파 팟캐스터인 케이티 밀러는 소셜미디어에 성조기로 된 그린란드 지도와 함께 "머지않아"(SOON)이라는 문구를 올리기도 했다.
덴마크 정부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린란드를 점령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덴마크)을 공격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제 사회와 민주적 규칙, NATO 등 모든 체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맞섰다.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우려를 달래기 위해 미군 추가 주둔 허용과 채굴권 확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형 무기 도입 계획 등을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개 썰매 하나 더 사는 격"이라며 평가절하한 바 있다.
미국 내에서도 베네수엘라 공습과 마두로 대통령 체포·압송 등에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무력 사용에 개방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그린란드 주민 대다수는 미국 편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외교적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WSJ은 이날 사설에서도 "침공 관련 발언은 아마도 매입 협상을 독촉하거나 미국의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트럼프식 허세일 것"이라면서도 "무력 사용을 암시하는 것만으로도 대서양 건너편에서 미국의 이익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를 놓고 우방국들과 불화를 빚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과 유럽을 이간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푸틴의 이익으로 돌아가 결과적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해결책을 끌어낼 지렛대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덴마크 등 7개국은 전날 공동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연대를 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으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