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이 교회 떠난다지만 신실한 ‘청년제자’ 많다

2019-09-05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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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 나타난 틴에이저 신앙

▶ 89% “예수와 관계서 기쁨·만족”, 91% “예배는 행사 아닌 삶 방식”, 94% “하나님 영광위해 은사 사용”

젊은이 교회 떠난다지만 신실한 ‘청년제자’ 많다

신실한 청년 크리스천들은 더욱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군장병과 합동예배를 드린 젊은 교인들. [연합]

교회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교인 수가 줄어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비관적으로만 볼 일도 아니다. 교회가 언제부터 살찌고 기름졌던가. 기독교는 ‘약하고 가난할 때’ 맑아졌고 강인해졌다. 바닥을 치고 나면 다시 회복의 날개를 달게 된다. 구약의 ‘그루터기 신앙’은 지금도 유효하다.

청년 교인이 교회 출석을 중단하는 경향이 한층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바나리서치가 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청년(18~29세) 가운데 틴에이저 시절 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다가 교회를 떠나는 비율이 2011년 59%였던 게 2019년에는 6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실한 청년 크리스천들은 더욱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리서치의 데이빗 킨너먼 대표는 이에 대해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면서 “청년 크리스천 중에서 10%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며 ‘탄탄한 제자의 신앙’을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록 교회와 일상 생활 사이에서 갈등과 긴장을 겪고 있지만 “중단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킨너먼 대표는 ‘젊은층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갖는 교회와 세상 간의 관계성을 요약해 소개했다.

‘나는 내가 사는 세상과 연결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을 찾고 싶다’, ‘하나님은 교회 안보다 교회 외부에서 더 많은 일을 하시며, 나도 거기에 참여하고 싶다’, ‘나 자신과 내 주변 세상을 따로 분리하지 않는 크리스천이 되고 싶다’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 제자’들은 89%가 ‘예수님과 맺은 관계가 깊은 기쁨과 만족을 가져 온다’고 응답했다. 또 ‘예수님은 내 인생에 관련된 실제적 방식으로 말씀하신다’는 대답도 83%를 차지했으며, “예배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91%에 달했다.

이와 함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나만의 은사를 사용하고 싶다’는 ‘청년 제자’는 94%나 됐으며, ‘다른 사람들이 나의 말과 행동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답변도 90%를 차지했다.

이들은 교회 생활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내가 받은 성경공부는 내 삶과 연관돼 있다’는 응답과 ‘내가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성경을 어떻게 실제 생활에 적용할 것인지 지혜를 얻었다’는 대답이 모두 86%를 기록했다.

또 ‘교회가 개인적으로 소속감을 느끼는 곳’이라는 답변이 88%, ‘영적 성장을 격려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응답이 85%를 차지했다. ‘성인이 되도록 교회에서 함께 자란 친한 친구가 있다’는 사람이 77%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킨너먼 대표는 “젊은 형제, 자매들은 보다 광범위한 신앙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들이 바라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청년 제자들의 신앙과 가치관을 알게 되면, 어떤 관계와 경험을 형성해야 앞으로도 젊은 크리스천을 신실한 신앙생활로 이끌 수 있을지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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