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
2019-07-10 (수)
이은정/시인·뉴욕시문학회
더위에 지친 초록
저녁 노을 위에 걸터앉아
숨고르기 한다
밤하늘 살며시 얼굴 내미는 반달
반쪽 달은
모자라서 더 아름답지
그리움 하나 그려 볼 여유를 낳을 수 있어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닌
짝사랑 하는 물건들
미련없이 등 돌리고
화분의 식물들도 이발을 했다
집안 다이어트, 단아한 몸매 시선을 끈다
어린 손자는 개미 한마리 보고 폴짝폴짝
비누 물방울 풍선에 까르르 까르르
한여름 수국처럼 환하다
어른 아닌 어른이 되어가는 길
사막의 낙타 터벅터벅 길 걷고 있다
새장 안 갇힌 새들
공중에 날려 보내야지
마음 식이요법, 식단을 차근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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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시인·뉴욕시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