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명이 넘는 기업 CEO들이 낙태 금지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 스퀘어(Square)의 총수이자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인 잭 도시, 패션계의 거물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 등 유명 CEO들은 낙태 금지가 유능한 직원 채용과 고객들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방해한다며 이에 반대하는 서명에 참가했다. 이들 CEO는 10일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전면광고를 통해 낙태 금지에 반대하는 서명을 했다. 블룸버그 뉴스, 아틀란틱 레코드, 옐프, 와비파커(Warby Parker) 안경의 CEO들도 플랜드 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 NARAL(National Abortion Rights League) 프로초이스 아메리카(Pro-Choice America), 미국시민자유연합(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생식권 센터(Center for Reproductive Rights) 등과 같은 단체들과 뜻을 같이 했다. 이러한 운동은 4주 전 알라바마 주지사가 전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 금지법안에 서명하고 조지아 주도 비슷한 법안을 채택한 후에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NARAL 프로초이스 아메리카의 회장인 이리세 호그는 성명서를 통해 선택권을 반대하는 정치가들의 공격으로부터 여성의 생식권을 보호하기 위해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조지아의 공화당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가 서명한 낙태금지법은 여성들이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채 알기 전인 태아의 심장 박동을 인지 가능한 임신 6주 때부터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알라바마는 강간과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을 포함한 거의 모든 임신에 대하여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낙태반대론자들은 이와 같은 낙태반대 운동이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헐리우드의 영화산업체인 월트 디즈니와 워너 미디어는 만약 조지아에서 낙태금지법이 법원 판결을 통과하면 92,000명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95억 달러 비즈니스를 조지아에서 철수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작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패한 스테이시 아브람스는 기업 철수보다 ‘머물러 싸우라(#StayAndFight)’고 주문한다. 정치 자금을 모아 낙태금지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게 로비 활동을 하고 낙태허용법안을 만들어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텍사스 A&M 대학의 기업 여론 전문가인 티모시 쿰스는 기업의 경제적 위협이 정치적 선택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015년 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인디애나 주지사로 있을 때 동성연애자들의 식당 출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한 적이 있었지만 세일즈포스의 CEO 마크 베니오프와 엘프의 창업자 제레미 스토플만이 인디애나 주에서의 모든 기업 활동을 중지하겠다고 위협하자 법안 통과를 포기했었다. 쿰스는 기업 CEO의 판단과 결정이 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경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