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퍼레이드에서
2019-06-03 (월) 07:29:21
조영길 선교사, 월남전 참전자회원
5월 마지막 월요일은
메모리얼데이.
모처럼 위장복을 입고
워싱턴을 향해 대형버스에 오른다
헬리콥터 대신.
퍼레이드는 국회의사당에서
백악관으로, 젊은 미군들이
빵빠방 연주하며 간다.
피난온 월남인들은
피묻은 국기를 들고,
대만 사람은
청천백일기 높이 들었네.
배달겨레
6.25 노장들은 미군과 함께
월남전 용사들은 부대기를 들고
치마 저고리 예쁜 딸들도 나왔구나.
길 옆 늘어선 사람들
땡큐 땡큐 박수 박수
우리는 태극기 성조기 앞세우고
주월사, 건지단, 비둘기, 청룡,
맹호, 백마, 십자성
눈빛이 살아있구나.
행군중에 부를 군가는
‘진짜 사나이’다.
하나 둘 세 넷!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녹슨 목소리가
북처럼 장엄하다.
우아한 백인할머니가 사진을 찍는다.
사랑했던 그이도 군인이었다.
백악관 근처 대형 트럭이
트럼프 머리칼 닮은
물보라를 뿌려
우리의 땀을 씻는다.
우리 청춘은
월남 정글에서 덮였지만
여기서는
흰머리를 날린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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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길 선교사, 월남전 참전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