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머니날

2019-05-16 (목) 07:30:21 박혜자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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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을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게 또 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 보다도 높은 것 같아 ( 양주동 작사)

5월의 달력 한장을 넘기면서 찾아온 더위와 더불어 오랫동안 꽃몽우리를 터트리려고 맺힌 모란의 꽃망울이 파란 잎새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누구나 어머니날이 되면 자기를 낳아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더욱 그리워 할 것이다. 나도 이때쯤 되면 어머니날을 맞으며 오래전 세상을 떠나신 내 어머니의 얼굴을 그려본다.

때로는 늦은 밤에도 피곤한 모습으로 거울속에 비친 내 얼굴에서 어머니를 찾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너무도 오래전이라 희미한 어머니 모습을 그리워하며 꿈에서라도 한번 뵙고 싶은 어머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는 어린 나이에도 어머니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어머니가 재봉틀을 돌리며 나의 옷을 만드시려고 가위질 하실 때마다 떨어지는 예쁜 색색의 조각들을 상자안에 차곡차곡 모으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세월이 흘러 우리가 이 나이가 되었어도 어머니의 생각을 하는 것은 참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나 우리나이에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는 것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남자들이 결혼을 하면 장모님이 씨암탉을 삶아 준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의 남편에게 장모님이 안 계셨으니 어찌 그런 호사를 기대할 수 있었을까.
어머니가 안계신 것이 나의 잘못은 아니지만 다른 남자들이 결혼해서 그토록 기다리는 장모님의 따뜻한 손길을 내 남편은 느끼지 못할 것 같아 삼계탕을 맛있게 끓이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

나는 자신있게 그에게 물었다. 장모님이 끓여 준 씨암탉은 아니지만 마늘을 많이 넣고 오래동안 푹~푹 끓인 얼큰한 삼계탕을 많이 드셨지요? 음, 그렇지! 하며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딸이 하나뿐이니 얼마나 귀한 사위라고 하셨을까. 그토록 기다리던 딸을 낳았어도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효도도 못 받으신 것을 생각하면 내마음이 쓰리고 아려온다. 나는 늘 생각한다. 어머니와 충분한 기회를 갖지 못한것이 늘 후회가 되어 나는 나의 딸과 아들에게 후회없이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이제는 나 자신도 손녀가 있는 할머니가 되었지만 누구나 시간이 날 때마다 남편, 아내, 자식들과 함께 움직이며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는 없어도 가능한 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유용하게 써서 못다한 일이 없도록, 또한 후회하는 일이 없는 아름다운 삶을 살기 원한다.
이때쯤되면 더욱 어머니와의 아름답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올라 앞마당으로 나가 어머니날 아침에 활짝 피는 모란꽃을 보며 마음속으로 어머니, 어머니 하며 몇번이고 불러보고 싶다.

<박혜자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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