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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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2019-04-30 (화) 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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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고 5월이 온다. 오늘은 4월의 끝자락이다. 내일은 다시 5월이다. 4월이 분홍색이라면 5월은 연두색이라 할 수 있다. 어느덧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인 5월이 오는 셈이다. 화려하게 피었던 꽃들이 진 자리에 이파리가 돋아난다. 길 위에 펼쳐진 풍경은 온통 초록이다. 거리에 늘어선 가로수도 짙은 연두빛으로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녹색 잎에서 뿜어져나오는 연두빛 생동감. 그 싱싱함은 모든 이들을 설레게 한다. 신록이 짙어지고 각종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달이 바로 5월이다.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5월 자연의 아름다움은 청춘의 신록시대라 해도 좋을만큼 경이롭다. 짙은 연두빛은 그 색이 가진 소박하고 겸허한 빛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 아름다움에 있어 어떤 색채에도 뒤지지 않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만산에 녹엽이 싹트는 5월, 자연의 아름다움은 신록의 청춘시대라 해도 좋을만큼 경이롭기 그지 없는 이유다.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보는 이의 눈, 머리, 가슴을 씻고 다음에 마음의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낸다. 그렇게 모든 티끌을 씻어낸 자리에 푸른 안식과 위안을 들어 앉히는 것이 바로 신록이다.

신록이 펼치는 향연은 조화로운 아름다움 그 자체다. 빨강, 노랑, 분홍빛 봄꽃과 초록 잎의 어울림은 환상이다 도심 속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길 옆에 형형색색 봄꽃들의 화려함과 짙은 초록빛이 어울려 향연을 펼친다. 온 대지가 초록과 꽃으로 뒤덮혀 있다.
5월은 신록의 계절이란 표현이 딱이다.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5월이면 누구나 녹색화폭에 새겨진 풍경화를 보는 것같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월은/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비취가락지다/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오월은 모란의 달이다/그러나 오월은/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전나무의 바늘잎도/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수필가 피천득씨도 생동감 넘치는 5월을 이렇게 신록의 달이라고 예찬하지 않았는가.
신록의 계절인 5월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달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 날 등이 들어 있다. 우리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많은 분들을 떠 올리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달이다. 그래서 그 어느때보다 5월에는 다섯 가지 마음(오월오심-五月五心)을 지녀야 한다. 이는 어린이날에 갖는 “동심”, 어버이날의 “효심”, 스승의 날의 “존경심”, 성년의 날의 “성심(成心)”, 가정의 달에 갖는 “애심”을 두고 그렇게 말함이다. 이렇듯 5월은 감사와 사랑을 확인하고 전달하는 달인 셈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청순한 어린이에게 추억과 꿈을 심어주고 건강과 앞날의 축복을 위해 빌어주어야 한다. 날 낳으시고 길러주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는 은혜와 효심을 잊지말고 전달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과 심오한 학문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에게는 존경과 감사를 드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올해 5월에는 어린이, 부모님, 스승님은 물론 어려운 이웃에게도 참된 작은사랑을 실천해보자. 사랑은 감사한 마음에서 자라고 감사한 마음은 겸손한 자세에서 싹트기 마련이다. 진정한 사랑을 나누고 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고 하나보다.

이제 잔인한 4월이 지나고 5월이 다가온다. 낯선 땅에서 이민생활은 사는 것이 너무 퍽퍽해서 늘 움츠리고 사는데 익숙해졌다. 주변 한번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늘 바쁘게 살아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쉼의 여유를 가져보자. 잠깐씩 숨을 고르며 하늘을 쳐다보자. 싱그러운 초록빛과 어울린 화려한 꽃들을 보고 향기도 맡아보자. 아름다운 자연과 고맙고 좋은 사람들이 있는 5월은 그 어느때보다도 우리에게는 한없는 축복이다.

5월은 녹색이 짙은 신록의 달, 사랑, 감사와 축복의 달이라고 한다. 다시 오는 참으로 좋은 5월에 우리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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