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주사신학교 “동성혼 반대방침 바꾼 적 없어”

2019-04-09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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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측 ‘학생 핸드북 변경’ 보도 관련 해명

▶ “성경 바탕 교육·원칙… 성적 정체성 고수”

아주사신학교 “동성혼 반대방침 바꾼 적 없어”

아주사퍼시픽대학교 데이빗 빅스비 부총장(왼쪽)과 잔 박 교수는 동성결혼 반대의 학교 방침을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성적 결합은 오직 한 남자와 한 여자 간의 결혼 서약으로 인해 이뤄진다.” “인간은 남자와 여자로 창조됐으며, 충만하고 번성하며, 땅 위를 다스리도록 명시적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

아주사퍼시픽대학교(Azusa Pacific University)가 학부 학생 전체에게 나눠주는 핸드북에 명기된 내용이다.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What We Believe)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핸드북은 가장 먼저 ‘사역 선서문’과 ‘신앙 선서문’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정체성 선서문’에서는 복음 전도의 사명과 다양성에 이어 인간의 성적 정체성을 다룬다.

아주사신학교로 한인들에게는 알려져 있지만 아주사퍼시픽대학교는 종합대학교다. 재학 중인 학생은 학부와 대학원을 합치면 1만2,000명에 달한다. 교수진은 강사를 포함해 1,000명이 넘고 교직원도 900명에 이른다.


기독교계 대학교로 대학원 과정에 신학대학원을 두고 있다. 이전에는 하가드신학대학원이라는 명칭을 썼지만 지금은 아주사퍼시픽신학대학원으로 바꿨다.

LA한인타운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센터는 아시안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국어와 영어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인 학생들도 본교와 LA센터에 다수 재학중이며 아주사퍼시픽대학교 출신 한인 목회자와 사역자들도 많다. 한인 사회와 교계와는 일찌감치 밀접한 연결고리를 이어 왔다.

“저희의 교육 방침과 원칙은 성경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제껏 바뀐 적도 없고 아주 은혜롭습니다. 우리의 성적 정체성은 남자와 여자라는 하나님께서 정하시고 맡겨주신 성적 청지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 사이의 결혼으로만 성적 결합이 이뤄진다는 게 우리의 믿음입니다. 이런 원칙은 절대 변한 적이 없습니다.”

얼마전 주류 일부 언론은 아주사퍼시픽대학교가 동성결혼을 허용했다는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파장이 급속히 퍼졌고 한인교계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데이빗 빅스비 수석부총장은 “그런 결정을 내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학생용 핸드북의 관련 내용 역시 조금도 변경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난 1일 교수진과 교직원 전원에게 학교의 방침에 동의한다는 서한을 배포했습니다. ‘하나님 우선’(God First) 원칙을 고수하는 대학교라는 사실을 지지하고, 핸드북에 명시된 신앙 선서에 동의하고 확약한다는 내용이죠. 모든 교수와 직원은 15일까지 서명한 뒤 제출해야 합니다.”

총장특별자문을 맡고 있는 잔 박 교수는 기독교계 대학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고 성경적 가치관을 고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학부 학생은 성경 관련 과목을 6개 이수해 18학점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비기독교인 학생에게도 입학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현재 재학생의 98%가 기독교인입니다. 1899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30만 명의 선교사를 양성했고요. 이화여대, 연세대, 백석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죠.”

아주사퍼시픽대학교는 종합대학이지만 매주 8회에 걸쳐 다양한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3,000명이 들어가는 채플에서 드리는 예배는 장관을 이룬다. 박 교수는 “채플 예배가 재학 중 추억 중에서 최고였다”고 말하는 동문이 아주 많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먼저 신앙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매일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산다. 삶 속에 고통은 있지만 희생과 순종, 열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우리의 변하지 않는 믿음의 기준입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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