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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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여성, 스승과 제자

2019-04-09 (화)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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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기미년 3월1일 정오… 어린 시절 뜻도 제대로 잘 모르면서 막연히 부르던 노래다. 그 3.1운동이 100년이 되는 올해 대한민국 전역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많이 열렸으나, 그러나 3.1운동의 대표인물이기도 한 소녀 유관순에 대한이야기가 담겨진 행사는 충남 공주 영명학교에서 였다.

영명학교와 기독교 관계자들 그리고 지역 인사들 뿐만아니라 미주에서 참석한 감리교 여선교회 회원 및 교포들 100여명을 합해 300명이 모인 뜻 깊은 행사였다.

감리교 여선교회 회원들이 이 자리에 모이게 된 데에는 역사적인 스토리가 있다.
미국 감리교에서 1900년 공주로 파송된 알리스 샤프(Alice Sharp,한국명 사애리시) 선교사는 영명 여자 학교를, 남편 Robert Sharp 선교사는 영명 남자 학교를 각기 창설하였다.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복음과 신학문을 가르쳐 그들이 꿈을 갖고 지도자로 성장하는데 지대한 이바지를 했다.


불행히도 Robert 선교사는 한국에서 결혼한지 2년이 채 못되어 전염병으로 사망하여 영명학교 뒷산에 안치되었다. Alice 선교사는 1938년 일본으로부터 추방을 당하기까지 한국에 남아 선교의 일을 계속했으며, 집안사정이 어려웠던 유관순을 양녀 삼아 보살피고 가르쳐 그녀가 14세가 되던 1916년 이화학당에 장학금을 받고 유학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비폭력 저항가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 제국주의에 항거하여 인도의 독립을 외쳤듯, 같은 해 1919년 유관순은 일제를 향해 비폭력 저항 행진으로 독립만세를 부르다 체포되었고, 잔인무도한 혹독한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며칠후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망하였다.
그러나 알리스 샤프 선교사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최근에야 그 알리스 선교사의 공헌과 헌신을 최근에 전해들은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United Methodist Women) 한인회원들과 뜻있는 교포들은 열심히 모금운동을 벌였다. 스승과 학생으로 만나 신앙을 행동으로 옮겨 한국역사에 놀라운 한 획을 그은 이들의 업적을 기리고 알리기 위한 모금이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모아진 기금으로 결국 영명학교 뒷 동산에 잠든 Robert선교사의 무덤 옆에 유관순과 Sharp부부의 동상을 세우고, 미국 전역에서 참가한 감리교 교포들이 한국에서 뜻깊은 제막식과 기념식에 참여하게 되었던 것이다.

1869년 첫 Woman’s Foreign Missionary Society (여성 해외 선교회)가 조직되어 인도에 두 여선교사가 보내진 이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많은 여선교사들이 파송되어 활발한 선교사업을 하였다. 보내진 선교사들은 여아들의 교육을 위한 학교와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진료소를 운영하여 미래의 여성 지도자들을 배출하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용감한 이들이었다.

이런 선교사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생활비를 아끼며 믿음의 형제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신의 재능을 살려 여러가지 모금운동을하여 물질적으로 쉬지 않고 지원했던 여성들 역시 믿음을 행동으로 옮긴 여성들이었다.

이렇게 보내고, 보내진 여성들의 피와 땀으로 잉태된 선교지에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다. 통찰력과이웃을 사랑했던 대담한 여인들의 깊고 아름다운 믿음은 우리나라의 독립 열사 유관순까지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된다.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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