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화적 남북통일 위해선 해명이 먼저

2019-04-06 (토)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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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사 블룸버그(2018/9/26)는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동안 그에게는 사실상 대변인처럼 칭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라고 기사를 썼다.

보통 사람들이 수석대변인이 되면 엄청나게 성공한 자리이다. 그런데 문대통령을 수석대변인이라고 칭한다면 이것은 모욕적인 발언임에 틀림없다.

6개월 후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연단(2019/3/13)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당의원들은 “발언대에서 내려오라”, “사과하라” 고 고함을 질렀다. 국회는 한 동안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즉각 법률 검토를 해서 윤리위에 회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원수 모독죄’는 1975년 독재자 박정희 때 생겼다. 하지만 민주화가 되면서 1988년에 폐지되었다. 이씨는 “국가원수 모독죄”라는 죄가 없어졌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실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도 하노이 회담이후, 계속 김정은 위원장을 칭찬했었다. ‘오토 웜비어’(Otto Warmbier) 부모는 분개했다. ‘오토’는 북한에 여행 갔다가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체포되었다. 의식을 잃은 채 미국에 인도되었다. 그리고 죽었다. 전문가들은 오토가 북한에서 심한 고문을 받다가 죽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트럼프는 김정은이 좋다고 칭찬을 하고 있으니 오토 부모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을 칭찬하고 있느냐고 트럼프에게 항의를 했다.

이때 트럼프는,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서, 김정은하고 회담을 갖기 위해서 북한을 칭찬했다면서, 김정은을 칭찬하다보니까, 그만 웜비어 가족에게 미안하게 되었다고 사과했다.

김위원장은 문 대통령 그리고 미 국무장관 폼페이에게 분명히 “북한은 핵무기를 없애겠다.”고 말을 했었다. 그런데 왜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북한은 핵무기를 없애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었을까? 문재인하고 폼페이 둘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 일까?
문재인도, 트럼프가 하는 식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고 그리고 평화적인 남북통일의 길을 열어놓고 싶어서, 김정은을 옹호하다 보니까 그만 김정은 수석대변인인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고, “미안합니다.” 하고, 해명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조성내/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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