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비타민 보충제 또는 종합비타민을 열심히 챙겨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해지기 위해서,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또는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

2013년 조사 결과 미국에서만 50%가 넘는 어른들이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비타민제를 먹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그 중 32%는 종합비타민을 복용한다. 특히 여성들과 노인들이 비타민제를 더 많이 복용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보다 향상시키기 위해 비타민제를 먹는다. 또한 많은 비타민 보충제 제품들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사람들에게 은연 중에 광고를 한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 비타민 C를 다량 복용하는 것이 유행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비타민들이 건강에 도움이 되거나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과유불급이다.

심지어 최근 한 연구결과에서는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이 감기예방이나 증상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비타민 과다증(hypervitaminosis)이란 비타민 과잉투여로 발생하는 증상들을 말하는데 생각보다 심각한 증상들이 많다.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비타민을 과량 복용하면 우리 몸에 축적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C는 체내 흡수되지 않은 나머지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과량 복용시 단순 복통 이외에 설사나 울렁거림, 위산 역류, 두통, 신장 결석, 그리고 통풍까지 생길 수 있다.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는 비타민 C를 과다하게 복용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는 비타민보충제와 같은 영양제 성분을 별도로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영양제에 특정 성분을 얼마나 첨가하는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 즉, 다른 의약품들처럼 까다로운 테스트나 부작용 관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성분자체가 위험한지 아닌지만 판단하기 때문에 비타민 제품별로 제대로 된 효과가 입증될 수 없고, 성분함량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심지어 일부 회사에서는 제품 첨가량을 늘려보이게 하기 위해 셀룰로오스 필러를 넣기도 한다. 단순히 과량 복용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타민들은 특정 약이랑 같이 먹으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새로운 약을 처방 받을 때 현재 어떤 영양제를 드시는지 의사에게 꼭 알려야 한다.

아무리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겼더라도 비타민제 한 알을 먹으면 건강을 챙겼다는 뿌듯한 마음에 오히려 잘못된 식사를 방치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 종류의 비타민들이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이기는 하나 시중에 판매되는 비타민제가 필요한 양을 완전히 보충해줄거라 맹신하면 안된다.

그리고 적정한 함량을 섭취했다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비타민제의 효능자체를 의심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여러 연구에서 각종 합성비타민제가 사람의 수명 연장 또는 심혈관계 질병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을 뿐 아니라 종합 비타민제가 전립선암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서 하루 필요한 대부분의 비타민 양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과일과 야채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하여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을 보충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사람마다 부족하거나 더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니 고민되는 증상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기를 권한다. 문의 (213)480-7770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