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참 의원의 도전을 나름 수습한 민주당

2019-03-09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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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는 양당 정치다.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두개의 거대 정당이 미국을 이끌어가고 있다. 대통령 자리와 상원 100석 그리고 하원 435석의 자리는 공화당 아니면 민주당이다. 물론 2,3명 정도 무소속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양당 정치에서 무소속은 존재감은 없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양당 정치위에 있는 제 3의 정당이 있으니 바로 AIPAC(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다. AIPAC의 영향력은 공화당 민주당 모두에 강력하게 미친다. 이 단체는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의 방위 임무라는 구호로 매년 4월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전국에서 모인 수만 명의 유대인들로 연례총회를 한다. 이 자리에는 200명 이상의 미 연방의원들이 참가한다.

그러면 어떻게 AIPAC은 이런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돈의 힘이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을 위한 정책을 만들거나 돈을 만드는 정치인들에게 정치 후원을 한다. 그동안 이런 영향력을 미치는 AIPAC의 종횡무진 활동에 그 누구도 감히 비판하지 못했다. 그런데 소말리아 출신, 미네소타 주의 일한 오마르라는 무슬림계 여성 연방의원이 AIPAC 을 비난했다. 미국의 정치인들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충성하게 만드는 AIPAC의 문제를 제기 했다. 민주당은 난리가 났다. 감히 AIPAC을 비난하는 민주당내 자당 의원이 있다니, 지도부가 사과를 요구했다.

일단 오마르는 사과를 했지만 미국 정치인들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충성을 하게 하는 AIPAC 을 반대하는 것이 반유대주의인가라고 토를 달았다. 이에 뉴욕출신의 하원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앵겔 의원과 리타 로리 의원이 주축이 되어 반유대주의를 반대하는 결의안을 밀어붙였다. 문제는 여기에 뉴욕출신의 최연소 여성 연방의원인 알렉산드라 오카시오 코르테즈가 오마르의 편을 들었다. 그리고 몇몇 신입 의원들에 가세했다.


장벽을 세우겠다고 연방정부를 폐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냈던 낸시 필로시 하원 의장 그리고 민주당 원내총무 스탠리 호여의 리더십이 시험에 들게 되었다. 그동안 이스라엘을 위한 결의안에 공화당 민주당 모두 감히 반대가 없었는데 이번에 민주당내에서 반란이 생긴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엘리자베스 워런 메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의원과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주 연방상원의원이 오마르의 편을 들었고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 선언과 함께 정치후원금의 돌풍을 일으킨 무소속의 버몬트 주 연방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심지어 유대인임에도 오마르의 편을 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막강한 로비력을 앞세워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AIPAC에 대한 비판이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것에 AIPAC의 지도부는 당황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결의안은 반유대주의, 반이슬람에 대한 혐오를 반대한다는 결의안으로 수정되어 통과 되었다. 나름 지혜로음은 선택이다.

1947년 활동을 시작한 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올해로 72년이 되었다. 신의 조직이라 불리었던 AIPAC 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 세대도 바뀌었고 애초 나약한 이스라엘을 지켜야 한다는 것으로 동정심과 이해를 구했지만, 이제 이스라엘은 중동의 강자가 되었고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나라를 세워서 지금은 팔레스타인들을 탄압하고 있다. 미국을 뺀 유엔과 유럽연합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에 오래 전부터 비난을 해오고 있다. 문제는 친 이스라엘의 핵심인 미 의회, 특히 민주당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그것도 유력한 대선 주자들이 여기에 함께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띠면서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자신을 공격하던 민주당이 진보와 중도 그리고 친 이스라엘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내분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자, 이럴 때 소수 중 소수인 200만 미주 한인들도 이러한 상황을 보고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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