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혈압약도 리콜대상?’한인들 문의쇄도

2019-03-07 (목) 조진우·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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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사르탄’계열 약품서 발암물질 검출

▶ 동일한 이름 많아 복용자들 불안 가중

‘혈압약도 리콜대상?’한인들 문의쇄도
FDA“Lot 넘버 등 약사에게 확인토록”

발암물질 성분이 함유된 혈압약 제품들에 대한 연방당국의 리콜 조치<본보 3월5일자 A1면 보도>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한인 고혈압 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혈압약 리콜 조치가 잇따르면서 어떤 제약회사 제품을 복용해야 안전한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것. 실제 최근들어 한인 병원들과 약국들에는 자신들이 처방받는 혈압약의 리콜 여부를 묻는 한인 환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거주하는 최(63)모씨는 “평소 복용 중인 혈압약에 발암 불순물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인터넷을 찾아봐도 뚜렷한 정보가 없고, 너무 복잡해 혼자서는 판단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헷갈리기만 하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와관련 퀸즈 플러싱 소재 한인약국의 한 약사는 “일반 환자들로부터 문의를 많이 받고 있지만 사실 환자들 입장에서는 문제가 되는 혈압약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발암물질이 발견된 제품의 랏(lots) 넘버를 정확히 알아야 리콜 대상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퀸즈 베이사이드의 한인 내과 전문의도 “발암물질 성분이 발견돼 리콜된 로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계열의 혈압약들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며 “해당 약품을 어느 공장에서 제조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약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파장이 커지자 연방식품의약국(FDA)은 “모든 혈압약에서 발암성분인 NDMA. NDEA, NMBA 불순물이 검출된 것은 아니어서 환자들은 약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면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약사마다 리콜된 혈압약 제품의 종류가 수십 개에 달할 뿐만 아니라 업체명·제품명이 같은 혈압약이라고 하더라도 랏(lots) 넘버에 따라 발암물질 검출 유무가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FDA는 ‘발사르탄’ ‘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혈압약 전 품목을 대상으로 발암가능 물질인 NDMA, NDEA, NMBA 검출 여부를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으며, 약품에서 허용치 이상의 불순물이 검출될 경우 신속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암 유발 혈압약’ 리콜사태의 첫 시작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제약사인 제지앙 화하이사가 제조한 ‘발사르탄’ 혈압약 제품에서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란 발암물질이 발견돼 전 세계적으로 리콜조치가 취해지기 시작했다.<본보 2018년 7월17일자 A1면> 뒤이어 다수의 혈압약에서 NDEA(N-니트로소디에틸아민)와 NMBA(N-니트로소메틸벤질아민)발암물질 또한 추가로 발견돼 혈압약 리콜은 추가로 확대됐다.

지난해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발암물질을 이유로 리콜된 혈압약을 포함해 그간 리콜된 혈압약 제품은 이미 100여개에 달하고 있어, 제품명과 제조업체, 제조번호 등을 FDA 웹사이트(www.fda.gov/Drugs/DrugSafety/DrugRecalls/default.htm)에서 검색해야 리콜대상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조진우·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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