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톱이 빠져 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려나가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으나 내 나라를 잃어버린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오로지 조선의 독립만을 생각하며 3.1운동에 앞장서서 독립만세를 외치다 숨진 유관순 열사. 그가 일본 군인들에 체포돼 모진 고문을 당하다 옥중에서 숨지기 전 남긴 마지막 한 마디다. 당시 그의 나이는 18세.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린 나이의 그에게 어떻게 이런 구구절절한 나라사랑, 애국심이 흘러 넘쳤을까.
나라를 위해 희생한 많은 애국지사들이 있었지만 특히 유관순의 희생은 오늘날 대표적인 애국의 상징으로 후세들의 마음에 영원히 간직되고 있는 숭고한 정신이다.
유관순열사가 온 몸을 던져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짖던 1919년 3월1일. 올해가 바로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독립을 위해 희생한 많은 애국지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유관순 열사의 애국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올해 각곳에서 3.1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를 활발하게 가졌다. 미주에서도 뉴욕주 의회가 올해 유관순의 날을 제정했고,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에서도 ‘유관순상’을 제정했으며,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지에서도 유관순을 기념하는 행사들을 가졌다.
대한민국 건국의 뿌리가 된 3.1만세운동에 대해 재조명해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희생한 많은 애국지사들의 소중한 정신을 단지 단발식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될 것 같다. 특히 유관순의 애국정신은 우리가 두고두고 마음에 새겨 생활에 적응해야 할 정신이라고 본다.
현재 우리 조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치상태에서 언제 어떻게 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베트남에서 열린 이번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결렬돼 그 결과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상태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이기주의와 물질문명에만 사로잡혀 사는 것은 아닌지...
유관순열사처럼 거사는 못하더라도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의미의 나라사랑, 애국정신을 생활에서 실천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우리가 공동체 정신을 가지고 함께 단합하고 배려하며 나누는 정신이 기초일 것이다.
세계에서 108위 순위로 기껏해야 국토 면적 992만 6,000 핵터, 지구대륙의 0.07%를 간신히 차지하고 있는 초미니 반도국가에서 국민들이 서로 하나 되지 못하고 색깔론과 지역감정 등으로 무슨 원수 대하듯 지내는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다. 1964년 1억 달러를 수출했던 국가가 절대 빈곤에서 탈출하여 2,000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을 당시 한국은 전세계 200여국가중에 유일한 나라였다. 그처럼 국민들이 땀 흘려 노력한 결과 이제는 세계 경제강국 10위를 달리게 되었다.
최근 미 금융 전문 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500대 순위에 한국인 부자의 수가 세계 14위에 달할 만큼 한국은 부자 나라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정신문화도 그만한 수준에 이를까.
며칠 전 미 CNN방송이 방영한 한국 의성의 거대한 ‘쓰레기 산’을 보면 한국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답게 폐기물 7만4,000톤이 산처럼 거대하게 쌓여 마을 한 가운데 그대로 방치된 모습이 여과 없이 전 세계에 방영되었다. 100년전 조국의 독립을 애타게 갈구하며 만세를 외쳤던 유관순 열사의 애끓는 나라사랑 정신이 무색한 국민성이다.
우리가 유관순의 애국정신을 생각한다면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부르짖던 명언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너도 주인이 되고 나도 주인이 되자. 공적은 우리에게로 돌리고 책임은 나에게로 돌리자. 남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를 미워하는 편협한 태도를 지니지 않는다면 세상에는 화평이 있을 지어다. 곤란이 있더라도 인내하라. 서로 사랑하면 살 것이요, 서로 싸우면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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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