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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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비오 12세 시절 비밀문서 내년 공개”…흑역사 봉인 풀리나

2019-03-0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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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비밀문서고 직원 만나 공개 방침 밝혀

교황청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암흑기로 꼽히는 2차대전 시기에 재위했던 교황 비오 12세 시절의 비밀 문서를 내년에 공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오 12세의 교황 즉위 81주년인 내년 3월 2일을 기해 그의 재위 기간 작성된 교황청 공식 외교 문서를 연구자들이 볼 수 있도록 봉인을 해제한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 비밀문서고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교회는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하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교황은 "내 전임자와 동일한 믿음을 가지고 이 기록 유산을 연구자들에게 공개한다"면서 "연구자들이 비오 12세의 기록과, 역사의 어두운 시기에 이뤄진 그의 은밀하지만, 활발한 외교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일반적으로 특정 교황의 재위가 종료된 후 70년이 지난 후에야 해당 교황의 재위 시절 작성된 문서를 모아놓은 기록 보관소의 빗장을 푼다.

하지만, 교황청은 비오 12세 시절 작성된 문서에 대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 조속히 공개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비오 12세의 재위 마지막 해에서 70년이 지난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례보다 약 10년 앞당겨 비오 12세 시절의 문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1939년부터 1958년까지 장장 20년 간 로마 가톨릭 수장을 지낸 비오 12세가 2차대전 기간 히틀러에 대한 반대 의견을 충분히 피력하지 않고, 나치가 저지른 유대인 학살에도 무관심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비오 12세가 수도원과 수녀원 등 교회 시설에 비밀리에 유대인들을 숨겨주는 등 나치에 박해받는 유대인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막후에서 은밀히 노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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