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정신을 남긴 법정 스님(1932~2010·사진) 입적 9주기를 맞아 추모 법회가 열린다.
법정 스님 기일인 다음 달 2일(음력 1월 26일) 오전 11시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에서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추모 법회가 봉행된다.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는 스님이 마지막까지 남긴 청빈의 가르침에 따라 이번 추모 법회도 간소하게 봉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법정 스님은 입적 전 “내 이름으로 번거롭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마지막 가는 길까지 무소유를 몸소 실천했다.
추모 법회에서는 삼귀의, 반야심경 독경, 길상사 주지 덕일 스님 인사말 등에 이어 법정 스님의 영상 법문 ‘맑고 향기로운 삶을 위하여’가 상영될 예정이다. 1994년 3월 26일 서울 양재동 구룡사에서 열린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 발족 강연 중 일부를 편집했다. 이어 추모 법문과 길상사 합창단의 추모 헌음 순서가 진행된다.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종교를 뛰어넘어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큰 어른이었던 법정 스님은 김 추기경 선종 이듬해인 2010년 양력 3월 11일 법랍 55세, 세수 78세로 입적했다.
법정 스님은 1994년 3월 첫 대중 강연을 시작으로 ‘맑고 향기롭게’를 이끌었고, 유명 요정이던 대원각을 시주받아 1997년 길상사를 창건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는 단순히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을 뜻한다”라며 생명을 중시하는 나눔의 삶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