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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질만 잘해도 심혈관질환 줄인다

2019-02-26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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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3회이상땐 심장마비 9% 줄고, 연1회 스케일링으로 염증 예방땐

▶ 잇몸병 심하면 혈당 조절 어려워, 심장질환 사망 확률 2.3배 증가

양치질만 잘해도 심혈관질환 줄인다
중장년층이 하루 3회 이상 양치, 연간 1회 이상 스케일링을 하면 이후 10년 간 심장사·심장마비·급성 심근경색증 등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을 각각 9%, 14%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2일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박신영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팀이 40세 이상 국민건강검진 수검자 중 24만7,696명(평균 52세)을 평균 9.5년 간 추적관찰한 결과다.

◇10명 중 6명은 하루 양치 횟수 2회 이하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심혈관질환 사건을 예방하려면 금연·절주, 체중관리, 규칙적 운동 못지 않게 올바른 구강위생관리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들의 하루 양치 횟수는 40.5%가 3회 이상, 44.8%가 2회, 14.7%가 1회 이하였다. 26%는 1년에 1회 이상 스케일링을 받았다. 30.5%는 치주질환을, 24.6%는 하나 이상의 치아를 잃은 상태였다.

추적관찰 기간 1만4,893건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이 발생했다. 10년으로 환산한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은 6.8%였다. 모든 원인 사망 5.3%, 심장사 1%, 급성 심근경색 1.5%, 심장마비 2.2%, 뇌졸중 3.6%였다.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은 잇몸병(치주질환)·충치를 앓을수록 높았다.

양치·스케일링을 게을리 하는 중장년층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이 높은 것은 구강 내 만성 염증이 전신 염증을 유발하고 구강 내 세균이 혈관으로 침투해 동맥경화를 촉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입 안에는 약 700종의 세균이 산다. 양치를 하지 않거나 잘못 하면 수 시간 안에 수천~수만 마리의 세균이 치아 등에 얇은 막(biofilm)을 형성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억제하려면 세심하게 칫솔질을 하고 치간칫솔·치실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와 함께 없애야 한다.

◇잇몸병, 혈관성 치매 위험도 2배 높여

박 교수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양치 습관은 세균 사이의 네트워크가 단단해져 치석화되기 전에 제거할 수 있다”며 “일부 형성되는 치석은 스케일링을 통해 제거해야 건강한 구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양치 습관과 스케일링 등 구강 건강을 위한 예방적 행위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밝혀냈다”며 “좀 더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됐다.

최근 잇몸병이 당뇨, 동맥경화, 심근경색, 호흡기질환, 발기부전, 조산 및 미숙아 출산 등과 연관이 있거나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치주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잇몸병이 심하면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고 급성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2.3배 높으며 당뇨병성 신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8.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독소, 질환부에서 형성된 염증성 매개물질이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면역염증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콜레스테롤·염증세포 등이 혈관에 끈적하게 붙어 생긴 지방혹(죽상경화반)과 심장판막에서 잇몸 세균이 발견되기도 한다.

◇인구 10명 중 3명이 잇몸병 진료…20~30대가 28%

당뇨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잇몸병이 3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담배를 피울 경우 그 위험이 20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홍지연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치주염을 같이 앓고 있는 당뇨 환자가 치주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고혈당의 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꼭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당뇨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흔히 잇몸병이라고 하는 치은염·치주질환으로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은 1,518만명으로 인구 10명 중 3명꼴이다. 20~30대연령층만도 430만명에 이른다. 강경리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과거에는 치아 청결 작용에 도움이 되는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주로 섭취했지만 육류와 부드럽고 치아 표면에 잘 달라붙는 식품, 당분이 많은 음료 섭취 증가로 충치·잇몸병 환자가 늘고 있다”며 “연 1회 스케일링(치석 제거)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치과 검진을 받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잇몸병은 치아를 둘러싼 치아뿌리를 덮은 분홍색 점막조직인 치은에서 시작된 염증(치은염)이 치아를 지지하는 잇몸뼈·치주인대 등으로 확산(치주염)되면서 악화한다. 잇몸이 붓고 피가 나거나 주저앉으며 통증·압박감이 생기고 이가 흔들리거나 시리며 입냄새가 심해진다. 관리하지 않으면 제대로 씹지 못하다 치아를 잃을 수도 있다.

잇몸병 예방을 위해서는 이를 열심히 닦는 것보다 정확하게 닦는 게 중요하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칫솔질 때 잇몸이나 치아 사이를 잘 닦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는 겉으로 쉽게 보이는 치아면만 잘 닦고 혀 쪽 치아면과 치아 사이 칫솔질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아래 앞니의 안쪽 면은 침샘과 가까워 치석이 생기기 쉬우므로 세심하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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