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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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놀이 하다보면 웃음과 행복 따라와요

2019-02-19 (화) 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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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크리에이션 테라피는 무엇

▶ 환자나 장애 있는 사람도 좋아하고 즐기는 ,기분전환 운동·신체활동 통해 정신건강 회복


레크리에이션 테라피는 취미나 오락, 놀이 등 창의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질병이 있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신체적인 활동을 개선하며,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매달 두 번째 금요일마다 풀러튼 커뮤니티 센터(340 W. Commonwealth Ave.)에서 모임을 갖고 있는 ‘남가주 한인 파킨슨 모임’(KAPSN)에서는 지난 8일 칼스테이트 롱비치 대학 레크리에이션학과 이충섭 교수, 단국대 출신 김유식, 이솔잎 박사 부부가 나와 파킨슨병 환자들 및 간병인, 가족들 대상으로 놀이를 통한 행복지수 올리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레크리에이션 테라피는 어떤 분야인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레크리에이션 테라피는 뭔가?

이충섭 교수는 “피지컬 테라피, 스피치 테라피처럼 미국과 캐나다에서 많이 발전된 분야다.

환자 및 장애가 있는 대상자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안에서 테라피 방법으로 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을 포함해 기분 전환 위주의 운동이나 활동을 하면서 테라피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웃음 치료 등을 생각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 박사는 “여가 활동으로 신체 활동을 활성화 하며 정신적인 건강도 회복하는 전반적인 테라피”라 말했다.

한국에서는 웃음치료, 무용이나 음악, 도예, 게임, 놀이 등 레크리에이션 치료법으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이번에 KAPSN에서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 테라피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면
이 교수는 “지난해부터 칼스테이트 롱비치 대학에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 교환교수로 와 있는 김유식, 이솔잎 박사부부를 만나 이번에 남가주 한인 파킨슨 모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전통 놀이도 이용하고 파킨슨병 환자 뿐 아니라 모임에 참석하는 간병인, 가족 등도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인 및 파킨슨병 환자는 몸의 균형 감각이 떨어지며 우울증도 많다. 환자를 돕는 간병인이나 가족도 정신적으로 힘들다. 환자와 간병인, 가족 모두 전통놀이를 통해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신체 활동을 개선하며, 많이 웃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번 2월 모임에서는 소개 차원으로 스마일 풍선을 이용해 움직임을 강화해야 하는 손에 묶고 다른 쪽 손으로 치거나 발로 치는 놀이를 진행했다. 가족이나 간병인과 함께 하면 더 많이 웃을 수 있고 좋지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활동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도파인이 과도하게 부족해져서 떨림이나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육이 뻣뻣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의학적인 치료는 의사가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테라피를 통해 오락 활동도 하고 예전 노래들도 같이 부르면서 웃다 보면 신체적인 움직임 개선을 돕고, 웃으면 천연 도파민이 분비될 수 있도록 해서 대상자는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는다는 느낌을 얻고, 아픔도 함께 공유하는 감정이 생기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풀리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에 도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남가주 한인 파킨슨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이면 레크리에이션 테라피에 참여해 볼 수 있다.

#어떤 레크리에이션 활동들을 활용하나

이 박사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전통놀이를 변형시켜서 창던지기, 제기차기, 윳놀이, 변형시킨 땅따먹기 놀이 등을 통해 환자의 근육 떨림 개선을 돕고, 웃는 표정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제기차기 같은 전통놀이는 신체 균형 감각 유지를 도울 뿐 아니라, 옛 추억을 떠올리고, 뭔가 할 수 있다는 성취감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레크리에이션 테라피가 생소한 부분이 있다.

이 교수는 “사실 미국내에서는 본인이 갖고 있는 의료보험에 따라 주치의 리퍼로 레크레이션 테라피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인들은 언어적인 문제도 있고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꼭 놀이 뿐 아니라 수영장에서 하는 아쿠아 테라피, 노래하기, 승마 등 환자나 장애자가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취미나 여가활동을 통해 레크리에이션 테라피를 할 수 있는데, 대상자의 상태나 좋아하는 분야 등을 찾아 대상자에게 맞춤 형태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레크리에이션 테라피스트들이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노년기 우울증에도 도움

김 박사는 “여러 연구들을 보면 병이 있거나 없어도 노년기에는 생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억눌러 있고 우울이나 고독에 영향받기 쉽다. ‘논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나. 운동은 꼭 해야만 한다고 의무감이 있으면 좀 힘들지만, 여가는 잘 노는 방법을 잘 배워서 긍정적으로 사회적 테두리 안에서 주변인들과 함께 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웃음의 치료 효과는 이미 학계에 보고된 연구들이 많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혈중 염증 수치가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으며, 2006년 연구보고에서는 노년기 다양한 놀이, 음악 연주, 게임 등 뇌를 자극하는 놀이 활동은 기억력 저하를 막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남가주 한인 파킨슨 모임

문의 (714)317-7487

jljviakim@gmail.com 리비아 김

<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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