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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홍역공포, 설 연휴 고역되나

2019-01-29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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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여새 홍역 확진자 31명 영유아가 16명… 2030 15명

▶ “전국 확산 아니지만 설 고비” 감염땐 구강점막 반점→고열

번지는 홍역공포, 설 연휴 고역되나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5개 광역시도에서 31명(22일 오전 10시 현재)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대구와 경북 경산, 경기 안산·시흥에서 28명의 환자가 집단으로 발병했고 서울 동대문구, 경기 안양, 전남 신안에서는 베트남·태국·필리핀을 다녀온 성인 3명이 홍역에 걸린 것으로 확진됐다.

아직까지는 크게 유행하는 단계도, 전국적인 확산도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1명의 홍역 확진자 중 집단유행은 대구(17건)와 경기(안산·시흥 11건)에서 확인됐고 서울 동대문구, 경기 안양, 전남 신안에서 각각 1건씩 총 3건의 산발 사례가 보고됐다. 환자 31명의 연령대는 만 4세 이하 16명, 20대 9명, 30대 6명이다. 대구는 한 대형 병원, 안산은 한 어린이 관련 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1983~1996년생은 한 번만 예방접종 받은 경우 많아


홍역은 영유아기 때 두 차례 접종을 하는데 1회만 접종을 받으면 항체가 생성되지 않을 수 있어 2회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 20~30대인 1983~1996년생은 예방접종이 미비해 한 번만 접종을 받은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항체가 충분히 생기지 않은 경우는 바이러스에 노출이 됐을 때 홍역이 생길 수가 있다.

대구·경기지역에서 검출된 홍역 바이러스의 유전형은 각각 B3, D8으로 달라 각각 다른 경로로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발적으로 발생한 3명은 모두 30대로 베트남·태국·필리핀 여행 후 홍역 증상이 발생해 해외 유입사례로 판단됐다.

하지만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는 대규모 집단감염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어 걱정이다. 대구, 안산 등 국내 홍역 유행지역은 물론 설 연휴를 맞아 동남아·중국·유럽 등 해외 홍역 유행지역을 다녀오는 귀성·귀경 인파와 여행객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홍역은 바이러스(Measles virus)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유행성 전염병으로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감염된 뒤 증상이 나타나는 데 걸리는 잠복기도 7~21일로 긴 편이다. 최근 10년 동안 연간 홍역 환자는 3명(2012년)~442명(2014년)으로 큰 편차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47명이 확진됐다.

홍역은 바이러스가 환자의 기침·재채기 때 튀어나오는 작은 침방울(비말)은 물론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전파될 수 있어 같은 방에 있기만 해도 감염될 수 있다. 피부발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감기·독감 등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발진이 생겨도 피부병·성홍열 등 다른 병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홍역 환자격리가 필요한 전염기는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부터 발진이 시작된 후 4일까지다.

◇감염 땐 구강점막 반점→발진→고열

홍역에 걸리면 초기 3~5일간 감기처럼 발열·기침·콧물·결막염과 특징적인 구강점막 반점이 나타난다. 이어 목 뒤·귀 아래에서 시작해 몸통·팔다리 등에 발진이 3일 이상, 그 뒤 2~3일간 고열이 나타난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게 되면 90% 이상이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경우 안정, 수분·영양 공급 등을 통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지만 중이염·폐렴, 설사·구토로 인한 탈수 등 합병증이 생기면 입원치료를 받는 게 좋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 암·장기이식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성인은 위험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예방백신을 영유아기에 2회(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 접종하지 않은 어린이·청소년과 성인, 백신 접종 시기가 안 된 만 12개월 미만 영아, 면역력이 저하된 성인을 중심으로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예방접종 및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MMR 백신을 2회 맞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접종도 홍역을 앓은 적도 없어 항체가 생기지 않은 경우는 백신을 1~2회(최소 4주 간격), 홍역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의료인은 2회 접종할 필요가 있다. 홍역이 유행 중인 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중국·필리핀·태국 등의 여행 예정자에게도 주의를 촉구했다. 홍역 유행지역 여행 예정자가 동반하는 생후 6∼11개월 영아는 우선 백신을 1회 접종하고 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에 2회 더 맞히는 게 좋다.

우리나라의 어린이 홍역 예방접종률은 MMR 백신 1차가 97.8%, 2차가 98.2%로 높은 편이다. 예방 효과는 1회 접종 93%, 2회 접종 97%다. 접종했더라도 매우 드물게 홍역에 걸릴 수 있지만 증상은 상대적으로 가볍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여행 후 발열을 동반한 발진 등 홍역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콜센터(1339)로 전화해 안내에 따라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당부했다.

올 들어 5,400명…수두 환자 급증

한편 어린이집·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하는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많이 발생하는 수두가 올들어 5,427명(20일 기준)이나 발생했다. 9세 이하가 73%로 가장 많지만 10~30대도 26%로 적지 않다. 1월의 3분의2만 지난 상태여서 이달 환자 수가 2017년 5,914명을 웃돌 게 확실하고 지난해 7,128명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수두 환자는 2012년 2.8만명에서 2013년 3.7만명, 2014년 4.4만명, 2016년 5.4만명, 2017년 8만명, 지난해 9.6만명으로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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