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과 감사
2018-12-14 (금) 12:00:00
김영미 /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
달력을 쓰지 않고 구글 캘린더로 일정을 관리하다 보니 12월, 일년의 마지막 달 느끼는 감회가 줄어든 듯하다. 편리함이 애틋함을 대체하고 있다고 느끼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성탄인사와 축하인사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을 생각하며 써내려간 손 글씨보다는 복사와 붙이기 기능을 이용해 재빠르게 예의를 표시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흔해지고 풍족해지고 결핍이 결핍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넘치는 풍족은 반드시 축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지나친 풍족함은 우리의 기대와 감사를 앗아간다. 언젠가 자녀 뒷바라지를 충분히 못해준 것을 자책하는 부모를 만난 적이 있다. 나는 모든 것을 공급해주는 풍족한 환경이 자녀교육에 최적은 아니라고 설명해주었다.
자녀 성공의 필수요건인 동기유발이나 끈기의 측면에서 보면 다소 부족한 환경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부족함을 느낀 후 성취했을 때의 감격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자녀에게 독이 될 정도의 풍족함보다는 의도적일지라도 약간의 결핍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떨까.
<김영미 / 월넛크릭한국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