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부동산 에이전트, ‘세컨드 잡’으로 활로 뚫는다

2018-12-07 (금) 이진수 기자
크게 작게

▶ 주택거래 감소 뉴욕일원 부동산 시장 냉각

▶ 파트타임·부업 투신 돌파구 모색 나서

#지난 6개월간 단 한건의 클로징도 성사시키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김(56)모씨는 최근 ‘세컨드 잡’을 구했다. 뷰티 도매상 세일즈 자리를 구한 김씨는 “냉각된 한인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다시 살아날 때 까지는 어쩔 수 없이 ‘세컨드 잡’을 병행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퀸즈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이(52)모씨도 최근 옷가게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다. 이씨는 “한 달에 한 건은 고사하고 수개월째 클로징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한인 에이전트들이 많다”며 “렌트 거래마저 줄면서 ‘세컨드 잡’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주택 거래 감소로 뉴욕일원 한인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한인 에이전트들이 ‘세컨 잡’을 구하는 등 돌파구 모색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하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조정기가 한층 더 빨리 올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는 등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도 호의적이지 않다.


실제 지난 3분기 뉴욕일원 주택 판매량은 크게 하락했다. 부동산 중계 및 분석 업체 더글라스 앨리먼의 지난 3분기 자료에 따르면 맨하탄 경우, 클로징까지 완료된 주택 거래 건수는 총 2,987건으로 전년대비 무려 11.3%나 감소했고 퀸즈도 3,672건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거래가 성사돼야 커미션을 받을 수 있는 에이전트들의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최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에이전트의 중간소득은 3만9,800달러로 전년대비 6% 하락했다. 뉴욕시 같은 대도시 경우, 주택가격 상승과 매물 감소에 따른 거래 위축이 부동산 에이전트의 수입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일원 한인 부동산업계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매물 감소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계 및 타인종 에이전트들과의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한인 에이전트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으로, 10년 이상 경력자들도 똑 같은 고민을 토로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퀸즈 지역에서 10년 넘게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한 한인 김 모씨는 “에이전트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커미션 3%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며 “2%만 받고도 클로징을 진행하는 등 시장의 룰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업계를 떠나는 한인 에이전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재미한인부동산협회(회장 이동형)는 수입 감소와 함께 한인 에이전트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협회는 한인 젊은 에이전트 유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 감소를 이유로 기존 한인 에이전트마저 감소하면 한인 부동산업계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세컨드 잡’을 구한 한인 에이전트들은 최근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한인 이 모씨는 “‘세컨드 잡’을 하면서 인맥을 넓히는 등 이번 불경기를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인 부동산 시장 경기가 빨리 회복돼 다시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