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록펠러 센터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에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반짝이는 불빛 장식들을 벌써 단 집들도 보인다. 오랜 만에 만난 동창회와 송년회에서 사랑과 우정도 확인하는 계절이다. 마음이 금방 따뜻해진다. 그러나 이 즐거운 12월 파티의 불이 꺼지면, 바로 시작할 것이 2018년도 세금신고. 조세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이번에 세법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오늘은 개정세법에 대한 대충의 감이라도 잡았으면, 그래서 최대의 세금환급을 받기 위한 전략을 미리 세웠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칼럼을 준비했다.

우리 함께, 흥부와 놀부 형제의 예상 세금신고서를 만들어보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우선, 집이 없는 흥부. 근로소득(W-2) 7만 달러의 기본공제(standard deduction)만 받는 4인 가족이다. 이 정도 소득이면, 세법이 바뀌었어도 세금(연방 소득세) 자체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자녀세액공제(child tax credit)가 자녀 1명당 1,000달러에서 2,000 달러로 올라갔으니, 해당 자녀가 2명인 이 집은 세금 환급을 작년보다 2,000 달러 더 받게 된다.

놀부도 다른 조건은 모두 같다고 치자. 다만, 놀부는 집 재산세와 주정부 소득세 2만5,000달러, 그리고 모기지 이자와 기부금(헌금)으로 1만 달러를 냈다. 이 정도의 특별공제(itemized deductions)면, 작년이라면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안냈을 것이다. 그러나 금년에는 집 재산세와 주정부 소득세를 합쳐서 1만 달러까지만 공제받는 것으로 바뀌었다. 작년에는 2만 5,000 달러를 전부 공제받았었는데 말이다. 결국 금년에는 작년보다 세금이 1,000달러 이상 늘어난다.

너무 간단하게 연방 소득세만 놓고 비교를 해봤지만, 이번 세법 개정으로 흥부는 이득을 봤고, 놀부는 손해를 봤다. 물론 집 있는 사람들이 모두 손해고, 집이 없다고 무조건 이득을 본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사람들 마다 세법 개정의 영향이 다르다는 것. 그럼 나는 어떨까? 작년과 많이 달라질 이번 세금신고. 12월 15일이 되기 전에, 꼭들 미리 계산을 해보기 바란다. 알고 맞는 매가 덜 아픈 법이다. 준비하는 자가 항상 위너다.

모든 사람들에게 100% 이득이 되는 법은 세상에 없다. 더욱이 그 이득도 상대적이다. 내가 빵을 1개 받고 좋아했는데, 옆 사람이 10개 받으면 금방 서운해지는 것이 우리들 마음이다. 하물며, 갖고 있던 빵을 빼앗기는 심정은 어떨까? 거리에는 즐거운 캐럴이 울려 퍼진다. 그런데 나는 벌써 내년 세금신고가 걱정이다.

<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