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예쁜 손녀딸, 이름은 율아입니다. 우리 율아가 한 두살 때 한국일보에 투고한 적이 몇번 있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지금은 여섯 살이 된 우리 아기, 이제 돈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종이돈과 진짜도 구별하고 액수도 구별하고. 우리 아기가? 수시로 열어보는 내 책상 서랍, 그 한쪽에 5, 10, 20달러짜리 서너 장을 그저 넣어놓는 곳입니다.
얼마전에 무슨 장난감을 사달라고 해서, 이번 크리스마스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는데, 어젯밤.내 서재로 내려와 책상 저만치 기둥에 몸을 가리고 훌쩍거립니다.
“무슨 일이야? 우리 애기 엄마에게 혼났니?? 아니. 아빠에게??“ , “아니.”그럼 왜, 이리와 봐. 왜울어?” 하고 찬찬히 물어보니 “하찌가 아마 엄청 화낼거야. 유 곤어비 매드….”
그러면서 훌쩍입니다.
“이리 와서 얘기해봐.” 그래도 계속 자기에게 내가 매드(Mad) 할 거라며 말을 못합니다.
“이리와 봐....왜?” 몇 번그러니, 가까이 다가와서 손을 폅니다. 조막만한 손에 20달러짜리 한 장이 쥐어져 있습니다...
“하찌 서랍에서 가져갔니?”, “응.”.하면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언제, 어떻게..그런 것이 나쁜 일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한동안 갈등을 겪다가 자수? 하는 우리 아기.
그 자수의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하나님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다시는 하찌 모르게 가져가지 않기로 약속하고, 하찌가 용서해 준다니 눈물을 그칩니다.
우리 아기, 세상의 선, 악 속에 살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악과 죄를 알고, 최소한 그를 피해가며 살 수있는 뿌리가 있는 것이 느껴져서.하나님께 감사하고, 우리 아기에게도 감사하며.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잃었던 20달러도 찾고, 더 귀한 것과 함께....ㅎㅎ
‘사실.. 아무렇게나 돈을 보이게 놓아둔 내 잘못이 더 크지 뭐.’ 그래도, 우리 아기가 시험을 이기는 능력이 조금이라도?생긴 것에도. 감사하며 우리 아기의 역사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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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롱아일랜드 알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