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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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2018-11-07 (수) 최정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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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문예

바람이 분다.
바람이 말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바람이 불어
바람의 말의 소리가 들린다.
후 두둑 후 두둑 떨어지는 것
도토리거나 밤이거나
무슨 열매거나 나뭇잎이거나
상관없이 떨어지는 것
바람이 말을 하고
말의 빛깔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들이 떨어져서
빨갛거너 노랗거나 떨어져서 땅에
나둥그러지는데
너나없이 남은 기억들
마디마디 아리던 혹은 쓰리던 것들
깊고 얕은 속 속으로
모든 색색이 변할 때까지
바람이 분다.

<최정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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