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시의원에 “영어 못해…놀이동산 광대같다”

2018-10-03 (수) 07:19:00 서한서 기자
크게 작게

▶ 잉글우드클립스 맥모로우 시의장·박명근 시의원

▶ 타운의회 경찰서장 대화내용 담긴 녹음파일 공개

한인 시의원에 “영어 못해…놀이동산 광대같다”

2일 잉글우드 클립스 박명근 시의원(왼쪽)과 캐롤 맥모로우 시의장이 인터 뷰를 하고 있 다.

여성 시의장에게 “죽이고 싶다” 는 등 폭언도

한인 시의원을 향해 영어를 못한다며 “놀이동산의 광대(Clown) 같다”는 비하 내용이 담긴 뉴저지 잉글우드클립스 경찰들 간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마이클 시오피 경찰서장은 잉글우드클립스의 여성 시의장에게 “죽이고 싶다‘는 등 부적절한 언사를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잉글우드클립스 타운의회 특별 회의에서 캐롤 맥모로우 시의장(공화)은 시오피 경찰서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을 전격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시오피 서장은 맥모로우 시의장에 대해 “그녀를 죽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I'd like to kill her, but I can't do that)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2017년 1월 타운의회 모임 중 타운정부 직원에게 한 말이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오피 서장 측 변호사는 이에 대해 “단순한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맥모로우 시의장은 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백인 남성인 시오피 서장은 여성인 나에게 상처를 주는 부적절한 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한인 등 아시안에 대해 비하 발언도 했다”며 또 다른 녹취록을 공개했다.

2016년 4월 녹음된 것으로 알려진 이 녹취록에는 시오피 서장과 동료경찰 간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화에서 “마크 박(박명근 잉글우드클립스 시의원)은 영어를 못한다. 박은 해변 놀이동산에 있는 광대(clown)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시오피 서장과 동료 경찰 중 누가 한 것인지는 명확치 않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명백한 아시안 비하 발언으로 큰 문제”라며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모로우 시의장도 “경찰서장은 총을 갖고 있고 내 목숨을 끝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무서워서 잠을 못 잘 때도 많았다”면서 “이것은 인권의 문제다. 그 누구도 인간을 위협하거나 비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오피 서장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은 모두 시오피 서장이 직접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오피 서장은 타운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 소송과 관련된 증거 자료 수집 과정에서 녹취록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맥모로우 의원과 박 의원은 “녹취록 내용이 공개된 후 지난달 26일 타운의회 차원의 조사관을 채용하려 했으나 민주당 소속 시의원 3명이 반대해 무산됐다”며 “특히 반대표를 던진 글로리아 오 의원과 엘렌 박 의원은 여성이자 아시안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사태 해결에 소극적으로 나와 실망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해당 내용은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녹취록 전체가 아닌 일부 편집된 내용만 들었기 때문에 보다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서장과 관련된 녹취록이 전부 공개되고 그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뒤 특별조사관 채용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에 관련된 내용은 개인적인 것이지 전체 아시안을 비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한서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