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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실버미션(Silver Mission)

2018-08-30 (목) 우남수 목사/ 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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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금년 시간과 재정이 허락하는 대로 열심을 내어 여러 선교부와 연결되는대로 선교지현장(독일 난민선교,키르키스탄,아프리카)을 3주에서 5주 기한을 잡아 방문하고 있다. 그때 그때 할수있는 단기선교활동을 했으나,사실은 선교를 통해 배우는것들이 더 많았다. 내가 직접 느끼고 깨우친 점들을 정리하여 선교 나갈 계획을 세운다거나,단기선교를 가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특히 내 나이가 70을 넘고 보니,아무리 머리에 검은색으로 염색을 해서 나이를 감추고 젊은 이들과 같이 행동하며 뒤지지 않으려 애써도,때로는 육체적인 한계를 절실히 느낀다. 나는 역시 실버미션너리(Silver Missionary)구나 하는 서글픈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글도 실버미션으로 범위를 좁혀 쓰기로 했다.

선교역사를 볼 때, ‘실버선교사’라는 말은 비교적 최근에(5-10년이내) 언급 되어진 용어다.특히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조기 은퇴와 고령화시대가 겹쳐,비교적 연로하신 분들의 일 할수 있는 능력이 계속 유지되면서,그들의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 그 방법을 선교차원에서 고안해 보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실버’는 일반적으로 흰머리의 늙은 이를 연상시킨다. ,그 대신 ‘시니어(Senior)’라는 말을 선호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마스터즈(Masters)’즉 어떤 분야를 통달한 최고의 전문기술을 가진 장인들을 일컫는 말로 대치 시키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30-40대 조기 선교사들과는 달리, 50대 이후에 시작하는 선교사들을 시니어선교사(Senior Missionary)의 약자인 SM을 붙여 각각 SM5, SM6, SM7 이라고 나누기도 한다. 나는 벌써 SM7, 70대 단기 선교사인 셈이며,나의 경험에 비추어 얻은 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첫째,나의 경우는 목회와 신학교 교수를 마감하고 두번째 인생을 선교지에서 보낼 꿈을 가지고 그 실현성을 타진 할 겸,그때 그때 접하는 선교사들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방문하고있다. 어디든 짧은 기간이라도 도울수 있는 일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신학생들에게 단기특강 전도와 양육 프로그램에 나서 시간을 아껴 보람있게 보내었다. 단지 영어권이 아닌 독일이나 중앙아시아, 중동지역에는 통역을 사용해야 했기에 언어 장벽으로 충분한 의사 소통이 쉽지 않았다.

둘째,같이 동행했던 시니어선교사들도 인생을 통해 쌓은 경륜과 잘 닦여진 인격 때문에 그때 그때 잘 적용하며 현지일을 도움으로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잠언16:31)는 축복을 받는 분들이 많았다. 어느 선교학 책에 “코리언 실버 세대들은 산전수전 공중전(영적전쟁)까지 겪어온 풍부한 인생의 노하우를 가진 세대들이다”는 말을 상기시킬 정도로,일들을 알아서 척척해내시는 것을 보며 참 잘 훈련된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셋째로 주의해야 될 것은 건강상의 적응이다. 장기 비행시간에 몸은 시달려야 되며,때로는 현지의 열악한 숙소문제부터 식사,기후와 전염병 문제,사역지 방문동안의 울퉁불퉁한 길에서 흔들거림으로 인한(특히 아프리카)차멀미,배탈 등을 감안해서 정기적으로 먹는약 뿐만 아니라 차멀미약,설사약,소화제,진통제,네오스프린에서 밴드 에이드까지 세심하게 준비해서 건강상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나 자신도 여행갈 때 마다 커지는 약봉지 꾸러미와 기구들(당과 혈압 측정기)때문에 거추장스러움을 피할 길이 없었다.

끝으로 “우리 코리언 실버들은 다재다능한 솜씨와 눈치가 9단들이기 때문에 세상 어디에 던져 놓아도 살아남는 특별한 존재들이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부정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도 모르게 생기는 ‘의심,호기심,조바심,고집,노여움’ 등으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그러므로 떠나기 전,영성훈련,정신적.육체적 건강에 대한 훈련, 기본성경지식과 할 수 있으면 선교학(타문화사역,언어연습), 전도학과정을 거치는 것도 필요하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내 자신 SM7에 실버선교를 시작하고보니,마음으로 다급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을 실감한다. 좀 더 일찍 시니어선교사로 두번째 인생을 시작했어야 되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몸소 느끼며,많은 SM5, SM6들이 나오길 권장하고 싶다.

특별히 미국에서 오랫동안 다인종. 다문화에 익숙해있고,영어소통이 원활한 분들은 세계 여러곳에서 일하기에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효과적 선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시니어들이 두번째 인생을 선교사로 하나님께 드리고, 새로운 인생의 마지막 황금기를 맞이하기를 기도한다.

요엘서2:28에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라는 말은 ‘실버미션’의 꿈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우남수 목사/ 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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