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28일 한 소방관이 파이어 토네이도가 불어닥친 레딩 지역의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AP]
올여름 가주 산불의 특징은 예측 불가능한 ‘파이어 도네이도(fire tornado)’라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이들은 “레딩의 카 파이어 토네이도(불꽃이 회오리바람을 타고 솟아올라 폭풍 기둥을 이루는 현상)의 경우 축구장만한 크기의 불길 3개가 시간당 165마일의 바람과 2,700도의 기온으로 거대한 화염을 형성했다”면서 “일반 산불의 두배 위력으로 파괴적이며 통제불능”이라고 설명했다.
스캇 스티븐슨 UC버클리 소방과학 교수는 “대다수 화재 소용돌이는 6-8피트 키로 몇초만에 사라지지만 이번 파이어 토네이도는 차원이 다른 괴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들판을 가로질러 집 전체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2명의 목숨을 빼앗은 1926년 샌루이스 오비스포 화재, ‘드래곤 트위스트’로 불리며 도쿄 스미다 강 근처 목조 건물로 피신한 4만4,000명을 덮쳐 희생시킨 1923년 일본의 파이어 토네이도가 있었다”면서 “레딩의 파이어 토네이도로 인해 불이 붙지 않은 집까지 화염 불씨가 날아들어 심하게 손상됐고 큰 나무들도 뿌리째 뽑혀나갔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파이어 토네이도의 위력, 발생요인 등은 분석할 수 있지만 치명적인 파이어 토네이도가 임박했다는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우려된다”면서 “특히 소방항공기 조종사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레딩의 ‘카 파이어’, 멘도시노의 ‘랜치 파이어’, 요세미티의 ‘퍼거슨 파이어’ 등 북가주 주요 대형산불 진화율이 모두 70%를 넘겼다.
가주소방국 스캇 맥린 부국장은 “시원한 날씨가 진화에 도움이 됐다”면서 “그러나 주말에 레딩이 104도를 기록하는 등 최고기온이 오르면서 진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2주전 가주 전역 17개 산불 진화에 1만4,000명 소방관이 투입됐으나 16일 기준 9개 산불로 줄어들었고 소방관수도 약 1만명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올 여름 가주 산불로 소방관 6명을 포함해 총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가구가 불탔으며 산불 연기는 미 전역과 캐나다까지 퍼져나갔다.
레딩 주변의 1,077채가 파괴된 샤스타카운티 카 파이어는 16일 밤 기준 21만5,368에어커가 불탔고 진화율은 72%에 이르렀다. 주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낸 멘도시노 쌍둥이 산불은 37만294에이커를 불태웠으며 일주일 전 51%에서 76%로 진화율이 상승했다.
요세미티 퍼거슨 파이어는 87%가 진화된 가운데 피해규모는 9만6,810에이커에 달했다. 요세미티국립공원에 진입하는 모든 도로는 통행이 재개됐고 833명 소방관이 계속 봉쇄선을 지켜내고 있다. 9일간 폐쇄됐던 국립공원은 지난 14일부터 오픈됐다. 요세미티국립공원 대변인은 현재 정상수준의 약 70%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주 소방국은 “최악 산불 시즌은 9월과 10월”이라면서 “여름이 지나고 겨울비가 내리는 11월 전까지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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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