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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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가격에 고급스런 맛으로 승부

2018-07-26 (목) 12:00:00 이성숙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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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게로 간장게장 만들어, 한인 및 타인종 고객‘와글와글’

▶ ■홍어와 꽃게


음식은 인심이다. 마음이 넉넉한 집 ‘홍어와 꽃게’(대표 이정훈)는 쯔끼다시가 정말 푸짐하다.

해물전문점으로 버몬순대에서 간판을 바꾼 지 4년, 홍어와 꽃게는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해물전문점으로 LA 한인타운 내 명소가 되었다. 한인을 비롯한 중국계와 일본계는 물론이고 미국인과 라티노 주민들도 즐겨찾는 한국식 전통 맛집이다.

홍어와 꽃게는 미국 게로 간장게장을 담는다. 미국 게로 간장게장을 담는 집은 홍어와 꽃게가 최초라고 한다. 노란 알이 가득한 한국산 꽃게가 맛은 있지만 가격이 비싼 흠이 있다. 맛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이정훈 대표는 재료를 현지에서 구하기로 하고 미국산 게로 간장게장, 양념게장 등의 요리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미국산 게는 한국산 꽃게보다 크기가 좀 작지만 지리적 여건 상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는 더 유리했다. 이 대표는 매일 새벽 다운타운의 어시장에 나가 직접 재료를 고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순대는 물론 프랑스 요리와 일식, 한식을 두루 섭렵한 이 대표는 미국산 게를 꼼꼼히 분석하여 드디어 한국산 간장게장 맛을 내는 데에 성공한다. 전문가의 손을 거친 미국산 게 요리는 한국산 꽃게와 비교해도 맛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평가는 손님들 몫으로 돌아갔다. 이런 고민과 연구 끝에 미국산 게 요리를 메뉴에 올렸다. 대중적인 가격에 고급한 맛을 유지한 미국산 간장게장은 소위 대박을 쳤다. 손님이 문 밖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지금까지 홍어와 꽃게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간장게장의 맛은 신선한 게와 소스가 비법이다. 물, 간장, 설탕, 파인애플, 마늘, 한약재까지 들어가는 달여지는 소스는 무엇을 넣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비율로 넣느냐가 중요하다. 미국산 간장게장이 인기를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소스의 황금비율에 있다.

이 대표는 간장게장 재료를 아무리 가르쳐 줘도 사람들이 따라하지 못한다며 자신감 넘치는 웃음을 보였다.

홍어와 꽃게에서 맛보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메뉴가 성게요리다.

역시 미국산이다. 성게는 미국산 성게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위도가 같아도 바다에 사는 플랭크톤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먹고 사는 해물의 맛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런 이유로 샌타바바라 앞바다 성게가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향도 좋다. 성게는 해초를 먹고 자라는데 해초가 많은 수역이 캘리포니아 앞 바다라는 것이다.

수달이나 해달이 그 수역에 많은 것도 해초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성게는 정부에서 개체관리를 하고 있어 매일 상에 올리기는 쉽지 않다. 허가 받은 사람만 1주일에 1회 성게잡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량 구입하여 냉동시킨 성게를 사용하는 게 아니고 그날 아침 시장상황에 따르기 때문에 홍어와 꽃게에서 성게요리를 맛보는 날은 운이 좋은 날인 셈이다.

이 대표의 여행은 특별하다. 그는 먹어보기 위해 여행한다고 할 만큼 여행지 음식에 관심이 크다. 특히 한국여행에서는 맛으로 소문 난 간장게장 집에 반드시 들른다.

음식 뿐 아니라 서비스 방법, 테이블을 장식한 그릇, 물병들까지 세심하게 관찰하고 맘에 드는 것은 사 오기도 한다. 식당에 밥만 먹으러 오는 건 아니라는 이 대표는 그의 생각을 실천하며 산다.

▲주소:923 S. Vermont Ave., LA.

▲전화:(213)365-8886

<이성숙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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